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복담합 근절을 위한 입법 추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복담합 근절을 위한 입법 추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등록취소와 영업정지 제도가 도입된다. 과징금 중심의 현행 제재에 사업 지속 자체를 제한하는 수단을 추가해 상습 담합의 유인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민병덕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반복 담합 근절' 당정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17개 업종의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업종은 안전·에너지·운송·환경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7개 분야다. 당정은 공정거래법과 업종별 개별법 17건을 개정해 제도 도입의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는 담합 적발 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그러나 과징금이 담합으로 얻는 이익보다 작을 경우 제재의 억지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당정은 반복 위반 사업자에게 영업정지나 등록취소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해 제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적발 체계도 손본다. 당정은 담합 사건의 처분 시효를 연장하고, 예산 규모가 큰 교육청 발주 공공입찰 정보를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BRIAS)과 연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공공조달 시장의 입찰 정보를 분석해 담합 의심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겠다는 것이다.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기 위한 '가격 재결정 명령'의 법적 근거도 추진한다. 담합 자진신고 사업자에게 시정조치 감면 혜택을 주지 않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국정감사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예산과 입법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담합 근절은 소비자들의 민생과 복리후생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안인 만큼 빠르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부당한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게 하는 과징금 부과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강력한 집행 의지를 밝혔다. 향후 쟁점은 업종별 등록취소·영업정지 기준을 얼마나 명확히 설계하고, 정상적인 사업 활동에 미칠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될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