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를 위해 26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기동로 확보 및 작전환경 조사 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합참 제공 영상 캡처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를 위해 26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기동로 확보 및 작전환경 조사 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합참 제공 영상 캡처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최전방 부대에서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폭발 추정 사고와 관련해 장병들이 "북한군 목함지뢰를 목격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군이 이를 알고도 북한 눈치를 보느라 조사를 미룬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장병들은 폭발 직후부터 "북한군 목함지뢰를 목격했다"는 취지로 증언했고, 일선 부대에서는 인력을 조속히 투입해 현장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군은 피해 장병의 트라우마와 안전 등을 이유로 사고 직후 조사에 들어가지 않았고 6일이 지난 27일에야 현장 조사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사고 직후부터 북한 목함지뢰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북한의) 목함지뢰는 우리 대인지뢰보다 폭약량이 많아 위력이 훨씬 크다"며 방어 장구를 착용하고도 간부의 발목이 절단된 점을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황 증거"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시 직접 북한 지뢰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야권에서는 군이 '북한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은 '장병들 트라우마 때문에' 21일 폭발의 현장조사 시작을 29일로 미뤘다고 했다. 아니었다. 장병들은 21일부터 북한군 지뢰였다고 당당하게 증언했다"고 했다.

이어 "장병들 트라우마 때문에 (조사를) 미룬 것이 아니라 북한 지뢰인 것이 드러나 북한 심기 건드리고 이재명 순방 망칠까 봐 '이재명 정권과 비겁한 똥별들이 트라우마'를 느껴 장병들 입틀막하기 위해 미룬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사 조사 요구 거부하고, 장병들 북한 지뢰 뭉개고 입막음 통제하고, 이재명 정권 당신들 뭐 하는 것이냐. 국민들이 당신들 졸로 보이느냐"고 날을 세웠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모두 알면서 국민에게는 숨긴 채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민주당은 '북한 소행이 아닐 수 있다'며 북한 대변인 역할을 했다"며 "이재명표 유엔 대북제재 해제 주장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일부러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자기 테러 사건 배후를 밝히겠다며 특별수사팀까지 구성해 난리 쳤는데 이번 지뢰 공격은 SNS 글 하나 올린 후 공개 언급조차 없다"며 "조사는 골든타임이 있고 북한 소행임을 입증해야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처럼 이 사건도 조작할 계획인가"라고 따졌다.

한편 군과 유엔군사령부 조사팀은 전날 사고 현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한 장소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언론 공지를 통해 "현장조사 지역은 DMZ 내 미확인 지뢰지대로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작전 수행 인원들의 피로도도 극심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날(27일) 작전을 종료하고 차후 재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