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전기차 수요가 유럽뿐 아니라 한국 미국 중국 등에서도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팔린 신차 4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 미국에선 중고 전기차 판매량이 한 달 새 26% 늘었다. 중국은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는 데다 내연기관차 대비 높았던 차량 가격이 이전보다 낮아진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국내 전기차 판매 90% 급증…美는 중고시장 불티
28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6만80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90.2% 늘었다.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4.4%로 지난해(12.8%)의 두 배가량으로 높아졌다. 8월 한 달만 보면 전기차 판매는 3만1060대로 27.6% 증가해 내수 비중이 28.3%로 확대됐다.

성장세를 이끈 건 수입 전기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에만 1만400대를 팔아 전체 전기차 판매의 33.5%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중국 비야디(BYD)는 올해에만 전기차 1만7523대를 팔았다.

미국에선 중고 전기차가 수요를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4만4350대로 전월 대비 25.9%, 전년 동월 대비 14.7% 늘었다. 재고 일수는 42일로 전월보다 15.4% 줄었다. 신규 전기차 판매량은 약 7만8895대로 전월보다 2.5% 늘었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46.9%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앞두고 수요가 몰려 8월 판매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중국에선 전기차가 이미 주류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를 합친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지난달 164만3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8% 증가했다. 이 중 전기차 판매량이 116만1000대로 27.8%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신에너지차 판매 비중은 60.6%로 역대 최고치다.

수요가 회복된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가격이 저렴해졌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팩 가격은 지난해 ㎾h당 99달러로 2년 연속 100달러를 밑돌았다. 2022년(㎾h당 138달러)보다 28.3% 낮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