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개원 반년 차를 앞둔 22대 후반기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여야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코앞에 둔 시기지만 정책보단 정쟁 요소를 두고 갈등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법사위 최대 현안인 검찰개혁은 일단락됐지만 사법부와의 샅바 싸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개청 등을 두고 공방이 더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법사위는 지난 5월 후반기 국회 개원 후 이날까지 총 14차례 전체회의(소위 구성·간사 선임 회의 3건 제외)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5번이나 회의장에서 중도 퇴장했고, 3번은 아예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야당의 퇴장·불참으로 회의가 파행을 거듭한 것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감사 출석 요구 등을 놓고 빚어진 갈등 때문이다. 여·야가 함께 참석해 진행된 회의서도 서로에게 "악마", "흉측하다" 등의 폭언을 하며 다툼을 벌였다.

법사위에서의 다툼은 전반기 국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대 현안이었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지난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여·야의 반목이 더욱 심해졌다는 평가다. 법사위 여당 관계자는 "야당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당 입장에서도 최근 장관 청문회를 포함해 하나하나가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었다"면서도 "민생을 강조해야 하는 집권 여당이 마치 야당처럼 비칠 수 있다는 걱정은 있다"고 토로했다.

연휴 이후에도 정쟁 현안은 산적해 있다. 조 대법원장이 헌법을 근거로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사태는 대표적 뇌관으로 꼽힌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조 대법원장을 국정감사장에 불러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도 자칫 중도층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최근 재제청 거부 근거로 '헌법에 따른 사법부 독립'을 내세운 데 대해 법원 내 지지가 상당하다는 점도 변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대법관 공석 책임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며 공세를 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의원들의 엇갈리는 반응도 불씨다. 김 후보자의 소관 상임위원회는 행정안전위원회지만, 검찰개혁 후속 조치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법사위원들, 그리고 지지층 관심이 크다. 조국혁신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공개적 반발 목소리를 냈고 민주당내에서도 '검찰개혁 강경파' 김용민 의원이 지명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러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인사권자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면 여당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고, 여당 법사위원들 셈법도 덩달아 복잡해진 모습이다.

여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쟁점은 평소 국민의힘과 범여권의 대결 구도였던 상임위 상황과는 다르다"며 "자칫 조국혁신당과의 대립이 등 여권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는 소재라 물밑 조율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