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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13억 찍혔는데 출근"…로또 당첨된 회사원의 선택 [김수영의 디깅메이트]
[김수영의 디깅메이트]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깜짝 인기
오피스물 거듭 흥행…현실적인 스토리에 호응
드라마 외에 '직장인들' 예능도 꾸준한 인기
공감 외에 성장·위로 메시지도 핵심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깜짝 인기
오피스물 거듭 흥행…현실적인 스토리에 호응
드라마 외에 '직장인들' 예능도 꾸준한 인기
공감 외에 성장·위로 메시지도 핵심
공은태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던 길.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려니 포스기가 고장 나 현금을 내란다. 현금을 냈더니 잔돈이 없다며 로또를 한 장 사라고 제안받는다. 이후 무심코 확인한 숫자는 그의 삶을 바꾸었다. 1등 당첨. 당첨금을 수령하러 가기 하루 전 그는 온갖 상상을 한다. 일단 당장 회사를 때려치워야겠지?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공감과 지지를 얻으며 깜짝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주인공 공은태가 로또 1등에 당첨된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정말 특별한 상황이죠. 하지만 '1등에 당첨되면 뭘 할까?'라는 상상은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보편적인 생각입니다. "당장 회사부터 그만둘 거야", "여유로운 마음으로 회사는 계속 다닐래" 대부분 이 두 가지 답변으로 시작하죠.
이 보편적인 생각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유발하는 포인트로 작용했습니다. 통장에 13억이라는 숫자가 찍히고 공은태는 회사를 뒤엎는 상상도 하고, 건물을 사려고 부동산을 찾아가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그는 출근하는데요. 당첨금을 수령하러 가서 만났던 또 다른 당첨자의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제 화를 내면서 살아보려고 한다. 그동안 너무 참고만 살았다'는 것. 그렇게 로또 1등 당첨이라는 사건은 공은태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로또 당첨이라는 주요 사건으로 시작해 드라마는 본격적인 오피스물로 전개를 이어갑니다.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과 미묘한 관계성을 토대로 시청자들은 공감이 된다거나, 공은태의 변화로 대리만족한다면서 호평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2의 미생'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만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관계성을 토대로 한 콘텐츠에 깊이 공감하는 모양새입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노동시간은 1833시간으로, 회원국 36개국 중 6번째로 긴 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1800시간)보다 33시간, 호주(1633시간)보다 200시간, 일본(1598시간)보다 235시간, 영국(1533시간)보다 300시간, 프랑스(1498시간)보다 355시간 더 일했습니다. 특히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독일(1332시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무려 501시간 더 길었습니다.
그렇기에 직장 생활에 감정적인 소모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5.9%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 인지율이란 일상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을 뜻합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 1위로 꼽힌 게 바로 '직장 생활'(25.7%)이었습니다. 특히 40대 남성 대부분이 직장생활(46.6%)과 경제문제(36%)를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콘텐츠는 극현실주의로만 사랑받을 수는 없죠. 세밀하게 현실을 그리면서도 따뜻한 위로와 성장이 동반되어 직장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렇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는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시청자 반응은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품은 공개 2주차 티빙 주말(금~일) 구독 기여 1위에 등극했고, tvN에서 방송된 4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8%, 최고 6.2%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습니다. 공은태와 팀원들이 돈독해지고 힘을 모아 일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전개로 향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진 상태입니다.
요즘은 명절 연휴가 직장인들의 이직 준비 기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연휴 동안 이력서와 경력을 정리한 뒤 연휴 직후 첫 월요일에 실제 구직 활동에 나서는 흐름이 최근 2년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답답하고 머리가 복잡한 일이 있다면, 이번 추석에 진한 공감과 성장 서사, 통쾌함을 주는 오피스물로 힐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음악·공연·영상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즐거움을 주는 시대. 숨은 이야기를 알면 더 보이고, 더 들립니다. 당신의 취향을 찾을 때까지 같이 깊게 파고드는 '디깅메이트'가 되어드리겠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