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지난 16일 전북·경남 피지컬AI R&D사업 착수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지난 16일 전북·경남 피지컬AI R&D사업 착수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북과 경남의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1조4000억원대 ‘피지컬 AI’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로봇과 생산설비가 스스로 협업하고, AI가 공장 설계부터 운영·제어까지 맡는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연구실에 머물던 AI 기술을 실제 공장에 적용해 ‘K-제조공장’ 수출 모델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전북·경남 피지컬AI 연구개발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2030년까지 5개년 로드맵을 공개했다. 두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 규모는 총 1조4131억원이다.

제조 데이터와 AI 모델, 디지털 트윈, 로봇·설비 제어를 연계해 ‘기술 개발→현장 실증→데이터·학습→재적용→확산’으로 이어지는 피지컬AI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북에는 5년 간 7368억원을 투입해 ‘협업 지능 피지컬AI 기반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개발한다. 서로 다른 로봇과 설비가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데서 나아가 공장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공장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에 도전한다.

공장 배치와 물류 로봇 동선을 AI가 설계하고, 3차원(3D) 디지털트윈으로 이를 검증한 뒤, 비전언어모델(VLM)과 강화학습을 활용해 공장을 통합 제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AI가 공장을 설계·구축·운영하는 범용 ‘다크 팩토리’ 모델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경남에는 6763억원을 투입해 인간과 AI가 함께 일하면서 AI가 실제 작업까지 수행하는 정밀제어 기술을 개발한다. 핵심은 작업자와 로봇의 행동, 물리 법칙, 공간 정보 등을 학습해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거대행동모델(LAM)이다.

방산·조선·기계 등 경남의 제조 기반을 활용해 2030년까지 13개 이상 제조공정에 디지털 트윈과 가상 제조공장을 구축한다. 폐루프 자동화율 90% 이상, 현장 결과의 재학습 반영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줄이는 게 목표다.

이번 사업에는 150여 개 대학·연구기관·기업의 연구진 3500여 명이 참여한다. 참여 기업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은 107개사로 약 68%를 차지한다. 정부는 전북의 ‘협업지능·무인공장’과 경남의 ‘인간-AI 협업·정밀제어’ 기술을 각각 발전시킨 뒤 성과를 전국 제조 현장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전북과 경남에서 시작되는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의 성과가 전국 제조 현장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며 “K-제조공장을 세계 시장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