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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늦었지만 자신 있다"…삼성 겨냥한 애플의 '승부수'
애플 CEO "폰 두 대 붙였나" 기존 폴더블 저격
맞춤 iOS·주름 줄인 화면으로 자신감
레이저 표면 가공으로 반사 줄이고
접착층·경첩도 정밀 설계
맞춤 iOS·주름 줄인 화면으로 자신감
레이저 표면 가공으로 반사 줄이고
접착층·경첩도 정밀 설계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18 프로 등을 선보였다. 듀오는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8처럼 좌우로 접는 ‘여권형 스마트폰’이다.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막대(바)'형 디자인에서 탈피한 것이다. 접었을 때는 5.4인치 외부 화면을 사용하고, 펼치면 7.6인치 내부 화면으로 전환된다. 내부 화면 면적은 아이폰18 프로보다 80% 넓다.
넓어진 화면에서는 앱 두 개를 나란히 띄울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 두 곳의 가격을 비교하거나 영상을 보면서 다른 작업을 하는 식이다. 애플은 화면을 펼칠 때 보던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운영체제 iOS의 화면 구성도 개편했다.
미국 시작 가격은 저장용량 256GB 기준 1999달러(약 286만원)다. 갤럭시 Z폴드8보다 100달러 비싸다. 국내 출고가는 329만원부터다. 다음달 16일 사전 주문을 받고 23일 출시한다.
7년 늦었지만 완성도 높였다
“다른 업체들은 마치 휴대전화 두 대를 어색하게 붙여놓은 듯한 폴더블폰을 만들었습니다.”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식에 잘 맞지 않는 정사각형 화면이 됐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등 기존 폴더블폰 업체를 겨냥한 발언이다. 2019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한 삼성보다 7년 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사용 경험의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18 프로와 에어팟, 애플워치를 차례로 소개한 뒤 마지막에 듀오를 꺼냈다. 강조한 것은 접히는 화면에 맞춘 소프트웨어와 주름·변형을 줄인 하드웨어였다.
펼치면 앱도 자연스럽게 확장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화면이 따로 노는 느낌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팎 화면의 가로·세로 비율을 같게 설계하고, 기기를 펼치면 외부 화면에서 보던 콘텐츠가 내부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도록 했다. 조작 버튼은 옆쪽에 유지하면서 콘텐츠가 넓어진 공간을 채우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운영체제 iOS의 화면 구성을 손봤다. 화면 아래에 가로로 놓던 주요 앱 아이콘을 옆쪽에 세로로 배치했다. 상태 표시줄은 모서리에 작게 정리했다. 손가락이 닿기 쉬운 곳에 조작 기능을 모으면서 콘텐츠를 보여줄 공간을 확보하려는 설계다.
사용자는 앱을 번갈아 여는 대신 두 개를 나란히 띄울 수 있다. 인터넷 창 두 개를 열어 상품을 비교하거나, 화면 위쪽에 영상을 고정하고 아래쪽에서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다. 자주 함께 쓰는 앱은 한 쌍으로 묶어 다시 불러온다.
외부 개발사의 앱도 듀오에 맞춰 바뀐다. 화상회의 앱 줌은 공유 자료와 참석자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고, 업무용 메신저 슬랙은 넓은 화면에 더 많은 업무 정보를 펼쳐 놓는다. 콘텐츠 제작 앱 디테일은 기기 안에서 AI 모델을 실행해 편집 작업을 돕는다. 애플은 연내 안팎 화면 모두에서 USB-C 애플펜슬도 지원할 예정이다.
주름 덜 보이게 하고 접힐 때 힘 분산
하드웨어에서는 폴더블 화면의 주름과 내구성에 집중했다. 애플은 내부 화면의 고분자 보호층에 레이저로 미세한 패턴을 형성하는 ‘나노 텍스처’ 가공을 적용했다. 표면을 무광에 가깝게 만들어 빛 반사를 줄이고, 접히는 부분의 주름이 덜 도드라져 보이도록 한 것이다. 주름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화면 내부는 여러 소재를 겹쳐 보호하는 구조다. 영상을 만드는 OLED 패널 위아래에 고강도 유리를 놓고, 하단에는 티타늄판을 배치했다. 층 사이를 연결하는 점탄성 접착제는 붙잡는 힘과 유연성을 함께 갖췄다. 책을 구부리면 종이들이 조금씩 밀려나듯, 화면을 접을 때 각 층이 미세하게 움직일 여유를 준다. 반복해서 접는 힘을 받아내 화면에 변형이 남는 것을 줄이려는 설계다.
듀오의 미국 가격은 256GB 모델이 1999달러다. 512GB는 2199달러, 1TB는 2599달러, 2TB는 3199달러로 책정했다.
"손 안에 든 데스크톱" 아이폰18 프로
함께 공개한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2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A20 프로’ 칩이 들어간다. 애플은 새 CPU 고성능 코어를 ‘데스크톱급’이라고 소개했다. 전작보다 고성능 코어 속도는 최대 20%, 그래픽 처리 성능은 최대 40%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AI 전용 뉴럴엔진의 연산 능력은 두 배로 늘렸다.
발열을 줄이기 위해 연산 칩과 메모리를 나란히 배치하고, 칩의 열이 냉각장치로 직접 전달되도록 했다. 아이폰18 프로의 미국 시작 가격은 1199달러, 프로맥스는 1299달러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