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포장·포장폐기물규정(PPWR)이 제지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포장재 일부를 종이가 대체할 수 있어서다.

플라스틱 포장, 종이로 대체되나…新포장규제에 제지업계는 '반색'
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식품·화장품 등에 쓰이는 ‘배리어 페이퍼’가 PPWR 대응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배리어 페이퍼는 일반 종이의 약점인 수분·산소·기름 차단 성능을 특수 코팅 등으로 보완한 고기능성 종이다. 한솔제지는 식품 용기용 종이 ‘테라바스’와 고차단성 종이 연포장재 ‘프로테고’를 개발하는 등 고부가가치 포장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지업계는 PPWR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면 종이가 플라스틱 필름과 완충재 등을 대체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국내 수출업체는 올 상반기 플라스틱 원료 공급난을 계기로 종이 등 친환경 소재 사용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다. 한국콜마 계열 화장품 포장업체는 플라스틱 원료 공급난 이후 종이 튜브와 파우치 등 사용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림P&P의 친환경 포장지인 펄프몰드는 롯데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 등의 육류·수산물·즉석조리식품 포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업계는 PPWR 규제 강화에 대비해 친환경 포장재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PPWR은 2028년 라벨링, 2030년 재활용성·재생 원료 기준 등으로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다만 종이가 플라스틱 포장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제품 보존성과 내구성,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제지·골판지업체 실적은 친환경 포장재 확산 등으로 개선되고 있다. 업계 1위 한솔제지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4% 증가했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품질과 재활용성을 모두 갖춘 종이 포장재가 유럽 수출시장에 안착하면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요처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