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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금리 인하' 압박 트럼프에 맞설까…시장은 '인상' 베팅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그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자제해온 워시 의장이 금리 판단의 기준선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워시 의장은 과거 연준 이사 시절부터 인플레이션 억제와 통화 긴축을 강조해 온 대표적 매파 인사다. 그러나 지난 5월 의장 취임 이후에는 정책 판단 기준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뒤에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침묵을 지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전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금리는 연준의 양대 책무 달성을 위한 주된 수단"이라고 강조해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세부 지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3.4%)을 언급하며 "수치들이 더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 직후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종전 35% 안팎에서 57.5%로 치솟았고, 동결 확률은 42.5%로 떨어지며 인상 전망이 우세해졌다.
전문가들은 워시 의장이 기준선을 제시한 만큼 9월 행동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디티야 바브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경제조사 책임자는 "8월 고용과 물가 지표가 매우 약하지 않은 한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책임은 워시에게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얻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워시 의장의 행보는 백악관과의 긴장 구도도 고조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시 의장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원하지 않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준과 백악관이 '충돌 코스'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공개 요구하는 상황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국채 바이백(재매입) 카드까지 꺼내든 점도 압박 요인이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지지할 인물을 찾는 검증 과정을 거쳐 워시 의장을 낙점했다는 점을 짚었다. 워시 의장이 중간선거 직전 금리를 올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백악관과 연준 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취지의 해석이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면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하고 동결하면 물가 안정에 대한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그는 여러 표적을 등에 지고 있어 이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