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하이록스 참가자가 8가지 기능성 운동 중 하나인 썰매 당기기를 하고 있다.
한 하이록스 참가자가 8가지 기능성 운동 중 하나인 썰매 당기기를 하고 있다.
1㎞를 달린 뒤 썰매를 민다. 다시 1㎞를 달리고 이번엔 노를 젓는 동작의 로잉머신을 탄다. 마지막에는 양손에 무거운 케틀벨을 들고 걷는다. 달리기와 기능성 근력운동을 번갈아 여덟 차례 수행하는 실내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HYROX)’다. 2017년 독일에서 시작한 하이록스는 현재 30개국 85개 도시에서 연간 130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글로벌 스포츠로 성장했다.

31일 스포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하이록스 대회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대회 참가자는 2024년 회당 2000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4000명, 하반기 6000명으로 늘었다. 올해 5월 인천 대회는 당초 1만2000명 규모로 계획했지만 티켓이 조기 매진되면서 1만5000명까지 확대했다. 오는 11월 서울 대회도 티켓 오픈 1시간 만에 매진돼 당초 이틀에서 사흘 일정으로 늘렸다. 가장 저렴한 싱글 참가비가 20만원을 웃도는 대회지만 참가자는 2년 만에 7배 이상 늘었다.
푸마 하이록스 전용화와 의류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하이록스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푸마 하이록스 전용화와 의류를 착용한 참가자들이 하이록스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참가층도 특정 연령대에 몰려 있지 않다. 올해 인천 대회 싱글 오픈 기록 2684건을 보면 25~44세가 83%로 가장 많았지만 40대 이상도 21%를 차지했다. 65~69세 참가자가 1000m 로잉에서 전 연령대 1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이록스는 여러 종목을 섞어 근력과 지구력을 겨루는 크로스핏보다 동작이 단순해 운동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도전하기 쉽다. 마라톤처럼 장거리를 계속 달리지 않고 달리기와 근력운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방식이라 운동 종목 하나에 특화되지 않은 사람도 참가할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대회가 같은 종목과 규격으로 진행돼 자신의 기록을 성별·연령대별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하이록스 시장이 커지면서 스포츠 브랜드들도 관련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러닝과 근력운동을 한 경기에서 반복하기 때문에 단순히 앞으로 달리는 러닝화나 무게를 지탱하는 트레이닝화만으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달리다가 썰매를 밀거나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접지력이 필요하고, 장시간 달리기를 버틸 쿠셔닝도 요구된다.
푸마가 올해 6월 출시한 하이록스 전용 레이싱화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엘리트 4 하이록스'
푸마가 올해 6월 출시한 하이록스 전용 레이싱화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엘리트 4 하이록스'
푸마는 2017년 첫 하이록스 대회부터 파트너십을 맺었고, 2024년부터 전 세계 대회의 공식 글로벌 후원사를 맡고 있다. 공식 후원사 자격으로 ‘하이록스’ 명칭을 활용한 전용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하이록스 의류와 전용화를 처음 선보인 뒤 올해 경기용 레이싱화 ‘디비에이트 4 하이록스’, 쿠셔닝 중심의 ‘벨로시티 5 하이록스’, 트레이닝 전용화 ‘액티베이트 TR 하이록스’ 등으로 제품군을 세분화했다.

현재 푸마가 판매하는 하이록스 관련 상품은 68개다. 지난 6월 선발매한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엘리트4 하이록스’는 당일 준비 물량이 모두 팔리기도 했다.
아디다스의 하이브리드 트레이닝화 ‘아디제로 드롭셋 프로’.
아디다스의 하이브리드 트레이닝화 ‘아디제로 드롭셋 프로’.
공식 후원사가 아니어서 하이록스 명칭을 사용할 수 없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하이브리드 트레이닝’을 앞세워 관련 제품군을 구성했다. 나이키는 러닝화의 반응성과 트레이닝화의 안정성·접지력을 결합한 ‘나이키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오는 10월에는 ‘나이키 하이브리드 RN’을 출시한다.

아디다스도 지난 6월 러닝과 근력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아디제로 드롭셋 프로’를 선보였다. 9월에는 새로운 색상을 추가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워치 브랜드 어메이즈핏이 하이록스 전용 기능을 탑재해 선보인 스마트워치 ‘밸런스 3’.
스마트워치 브랜드 어메이즈핏이 하이록스 전용 기능을 탑재해 선보인 스마트워치 ‘밸런스 3’.
또다른 공식 후원사인 스마트워치 브랜드 어메이즈핏은 하이록스 전용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피트니스센터들이 하이록스 훈련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한다.

스포츠업계 관계자는 “실내에서 진행돼 날씨 영향이 없고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구성돼 있다”며 “단일 종목을 넘어 두 가지 이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트레이닝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