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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첫 집' 이 동네 가장 많이 샀다…분양가보다 3억 '껑충' [철길옆집]
"GTX 역세권인데 이런 골목이?"…몇 년 뒤엔 '대변신'
'서울 외곽'인줄만 알았는데…GTX 뚫리고 '개벽' 앞둬
광화문까지 직선거리 8km…갈현 1구역 등 재개발 박차
생애 첫 매수 1위 은평구, 신축 가격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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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매수 1위 은평구, 신축 가격도 '들썩'
철로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부동산 지형도를 재편하는 핵심 축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으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달라지고 있다. 한경닷컴은 노선별 개통 효과와 역세권·비역세권 간 가격 격차, 거래 흐름 변화를 데이터와 현장 취재로 짚는다. 철로를 따라 달라지는 집의 가치와 시장 재편의 실체를 검증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지하철 3·6호선과 GTX-A 노선까지 지나는 연신내역. 일대 골목길에 들어서면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말이 선뜻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연신내역에서 불과 몇 분 떨어진 곳에도 다세대·다가구 주택과 노후 상가가 빼곡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GTX 노선이 정차하는 곳이라고 보기엔 다소 낯선 구도심의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 골목의 시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은평구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갈현1구역이 4667가구 규모의 대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인근 갈현2구역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 추진에 나섰습니다. 공사가 지연됐던 불광5구역도 철거에 들어갔고, 불광동 곳곳에서 대규모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 외곽'이라는 이미지에 가려졌던 연신내가 GTX를 중심으로 거대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랬던 은평구가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2030 젊은 세대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집합건물 생애최초 매수는 7547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은평구가 84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 전체의 11.1%가 은평구에 집중된 셈입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증가 속도'입니다. 올해 1월 서울 전체 생애최초 매수에서 은평구가 차지한 비중은 6.5%였지만 6월 8.7%를 거쳐 7월에는 11.1%까지 뛰었습니다. 특히 최근 생애최초 주택 매수가 20·30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은평구가 가장 많은 '첫 집' 수요를 끌어들였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 가격 흐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은평구 아파트의 동일 단지·동일 면적 기준 신고가 거래 비중은 지난 4월 18.1%에서 5월 21.1%, 6월 24.5%, 7월 28.7%로 넉 달 연속 상승했습니다. 평소에는 크게 주목받지 않지만, 수도권 전반으로 매수세가 번지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은평구가 수요의 목적지가 되는 전형적 모습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이동 시간에 있습니다. 연신내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대표적인 길인 '통일로'는 버스 전용차선을 제외하면 왕복 4차선으로, 만성 교통 체증에 시달립니다. 또 다른 업무지구인 강남까지는 심리적 거리도, 물리적 거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GTX-A 노선의 개통은 이런 심리적 거리에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GTX가 개통하면서 연신내역에서 서울역까지는 단 한 정거장, 5분이면 닿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종로권까지 이동하는 것에 비하면 체감 거리가 확 줄었습니다.
물론 연신내역은 이미 3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3호선을 타면 종로까지 15분 내외로 당도할 수 있고, 여의도까지는 1번 갈아타더라도 3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GTX-A 전 구간이 완성되면 강남권(삼성역)까지도 10분 안팎에 주파할 수 있습니다. 3대 업무지구를 모두 수월하게 통근할 수 있는 막강한 입지를 완성하게 되는 셈입니다.
연신내역 일대 중개업계에서는 이 일대가 서울 서북권뿐 아니라 GTX를 따라 이어지는 경기권 수요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갈현1구역 인근의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 매도자는 대부분 재개발 완공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고령층이고, 매수자는 30대가 가장 많다"며 "GTX가 뚫리면 금방 이동할 수 있다 보니 평택 등에서 반도체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매물을 보러 오고, 실제 매수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갈현1구역은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와 관련해서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개발 구역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지만, 갈현1구역은 관련 예외 규정의 적용을 받았습니다. 2018년 1월 25일 이전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한 구역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 갈현2구역도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거쳐 올해 1월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이 고시됐습니다.
불광·대조동 일대도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각종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던 불광5구역은 2425가구 규모의 재개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고, 불광동 359-1 일대 역시 3100가구 안팎의 대규모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대상지로 개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이 일대 재개발 가이드라인도 공개했습니다.
그동안 연신내역 주변에는 GTX 역세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노후 주택과 골목이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풍경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9억9830만~11억5060만원, 전용 74㎡가 12억5650만~13억782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입주를 앞두고 최근 거래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분양가를 웃돌고 있습니다. 전용 59㎡는 지난달 11일 13억2442만원에 거래됐고, 전용 74㎡ 역시 지난 20일 14억8816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분양가에 비해 수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며 연신내역 신축 대단지의 가격 눈높이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힐스테이트 메디알레가 사실상 '연신내 신축 대장주' 역할을 시작한다면 갈현1구역과 갈현2구역, 불광·대조동 일대 후속 정비사업의 가치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