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0월 1일부터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운임 상한을 9%씩 높인다. 인건비와 유류비 상승으로 버스업계 경영이 악화해 지방 노선이 잇달아 폐지되자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인상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인상 폭은 업계가 요구한 17~20%대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시외·고속버스 운임 상한을 9%씩 조정한다고 밝혔다. 버스업계는 지난해부터 운송원가 상승을 반영해 시외버스 17%, 고속버스 20.1% 인상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원가 검증 결과와 이용자 부담을 함께 고려해 인상 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운임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버스 노선 감소가 있다. 시외버스 노선은 2019년 3335개에서 지난해 3177개로 4.7% 줄었고, 고속버스는 같은 기간 208개에서 164개로 21% 감소했다. 하루 이용객도 시외버스는 54만 명에서 27만 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고속버스는 8만3000명에서 5만8000명으로 약 30%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물가와 인건비, 유류비 상승까지 겹치며 운송원가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방 버스 노선 문제는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도 논의됐다. 국토부가 KTX와 SRT 통합 이후 KTX 운임을 약 10% 인하하는 방안을 보고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철도 요금이 낮아지는 것이 버스 이용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속철도역이 없는 지역에서 버스 노선까지 줄어드는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는 운임을 인상하는 동시에 노선 유지 대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 필수 대중교통인 시외·고속버스 노선이 수익성 악화로 폐지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운임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경영 여건 개선이 신규 노선 발굴과 서비스 투자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국민의 광역 이동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노선을 ‘필수노선’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시외·고속버스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