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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축구협회 감독한다더니…취업 '하이패스' 열어준 문체부
문체부, 축구협회 취업제한기관 뒤늦게 인지
전직 차관·차관보 줄줄이 축구협회 부회장행
김재원 " 취업심사·사후관리 체계 강화해야"
전직 차관·차관보 줄줄이 축구협회 부회장행
김재원 " 취업심사·사후관리 체계 강화해야"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달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대한축구협회의 퇴직공직자 재취업 실태에 대한 질의를 받은 뒤에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그 결과 대한축구협회 정회원인 K리그 구단 상당수가 이미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대상 기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정 규모 이상 민간기업에는 퇴직공무원 취업 시 사전 심사를 받도록 하는데, K리그 구단들이 여기에 해당했던 것이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3조는 취업심사대상 사기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협회도 같은 법 제17조제1항제2호에 따른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새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해당했던 셈이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문체부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체부가 이를 확인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사혁신처는 매년 하반기 감독기관을 통해 취업심사대상기관 현황을 조사하고, 각 감독기관은 소관 협회·단체의 대상 여부를 확인해 회신한다. 문체부도 대한축구협회를 소관하는 감독기관으로서 매년 이 조사 요청을 받았지만, 회원 구단의 취업심사대상 여부와 이에 따른 축구협회의 대상기관 해당 여부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문체부가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사이, 문체부 고위공직자들은 퇴직 후 반복적으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배 전 문체부 제2차관과 김기홍 전 문체부 차관보는 나란히 대한축구협회 제54대 부회장을 맡았다. 김 전 차관보는 문체부 체육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조현재 전 문체부 제1차관은 제53대 부회장을, 곽영진 전 문체부 제1차관은 제52대 부회장을 각각 지냈다. 곽 전 차관은 현재 K리그 산하 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축구협회를 지도·감독하거나 체육정책을 담당했던 문체부 고위공직자들이 퇴직 후 다시 축구계 핵심 보직으로 이동하는 인적 순환이 수년간 이어진 것이다.
물론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해당한다고 해서 퇴직공직자의 취업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공직자윤리법상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제도는 관할 공직자윤리위가 업무 관련성 등을 심사해 '취업가능' 또는 '취업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다.
즉 퇴직공직자의 취업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관건은 문체부 출신들이 대한축구협회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심사와 확인 절차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다. 대한축구협회가 애초부터 취업심사대상기관이었다면, 그동안 이곳에 자리를 옮긴 퇴직공직자들에 대해서도 당연히 심사가 있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청문회 이후인 지난 8월 21일 대한축구협회에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대상기관 알림' 공문을 보내 축구협회가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해당하며, 향후 퇴직공직자 채용 시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가능 또는 취업승인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김재원 의원은 "축구협회 정회원 구단이 취업심사대상 영리사기업체인지 여부는 문체부가 감독기관으로서 매년 인사혁신처의 조사 요청을 받을 때 당연히 확인했어야 할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매년 조사하고도 이를 놓쳤다면 그동안의 조사가 얼마나 형식적으로 이뤄져 왔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그 사이 축구협회를 감독해야 할 문체부의 전직 차관과 고위공직자들이 축구협회 부회장 등 핵심 자리에 반복적으로 진출해왔다는 점"이라며 "청문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축구협회가 취업심사대상기관이라는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뿐 아니라 문체부 소관 체육단체와 협회 전체를 대상으로 취업심사대상 여부와 퇴직공직자 재취업 현황을 전수점검해야 한다"며 "이른바 '축체부 카르텔'이라는 오명을 끊기 위해서라도 문체부 출신 퇴직공직자의 유관단체 취업심사와 사후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의원은 향후 문체부를 상대로 이번 사안에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실시한 소관 협회·단체의 취업심사대상기관 조사 방식 및 절차 △대한축구협회가 대상기관임을 뒤늦게 확인한 경위 △대한축구협회에 취업한 문체부 출신 퇴직공직자의 취업심사 실시 여부 및 관련 기록 △문체부 소관 협회·단체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대책 등의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