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기계 고장 잡는 디플리…"이젠 공장 로봇 불량까지 진단"
“로봇의 작업 성공 여부에 대한 검증부터 로봇의 상태를 진단하는 ‘건강 모니터링’까지 소리와 진동으로 실시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수지 디플리 대표(38·사진)는 23일 서울 도화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24시간 무인 자동화 설비는 사람이 상시 점검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플리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초음파, 진동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제품 불량이나 설비 이상을 찾아내는 ‘리슨AI’ 기술을 개발했다. 모터·액추에이터·기어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와 이상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미세한 소리와 진동의 차이를 구분해 불량이나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이런 기능은 불량 제품이 후속 공정으로 넘어갈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예컨대 유리 공정에선 불량 한 건으로도 10억~1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인 이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학과 졸업 후 서울대에서 뇌파를 연구하다 2017년 디플리를 창업했다. 최근 들어 디플리의 기술을 채택하는 기업은 늘어나고 있다. 효성전기 모터 생산 전체 라인에 도입돼 500만 건의 작동음을 학습했고, 99% 이상의 판별 정확도를 확보했다. 이 대표는 “산업용 음향 AI 사업을 시작한 뒤 최근 2년간 매출이 6배 성장했다”며 “올해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부품 중심이던 적용 분야도 배터리·반도체·로봇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디플리는 20일 영국의 어쿠스틱 AI 시스템과 ‘리슨AI’ 영국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디플리는 앞으로 로봇 분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 대표는 “로봇이 부품을 조립하는 순간 발생하는 음향·진동 신호를 분석해 조립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완성차 부품사 생산라인에서 로봇의 조립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검증(PoC)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