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24일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김민솔이 ‘포천 퀸’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 추천 선수로 나온 김민솔은 18번홀에서 11m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했다. 김민솔(가운데)이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포천=문경덕 기자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24일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김민솔이 ‘포천 퀸’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 추천 선수로 나온 김민솔은 18번홀에서 11m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했다. 김민솔(가운데)이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포천=문경덕 기자
더 길어지고, 더 날카로워졌다. 올해 메이저 무대로 격상된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293m)가 진정한 메이저 퀸을 맞이하기 위해 날 선 시험대를 마련했다.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펼쳐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BC카드·한경 제48회 KLPGA 챔피언십'(우승상금 2억7000만원, 총상금 15억원)을 앞두고 코스 전체 전장을 200m 늘리고 세팅을 새롭게 단장하면서다.

○늘어난 전장…변별력 극대화
포천힐스CC 전경. 한경DB
포천힐스CC 전경. 한경DB
전장이 눈에 띄게 길어진 6개 홀은 승부의 핵심 변수다. 가장 변화가 많은 곳은 2번홀(파4)이다. 전장이 335m에서 343m로 늘어난 데다, 기존 그린을 허물고 까다로운 포대 그린을 새롭게 쌓아 올렸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55개의 보기가 쏟아지며 네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된 홀이었으나, 올해는 코스 내 최고 난도 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장타자들이 과감하게 ‘원온’을 노렸던 8번홀(파4) 역시 271m에서 292m로 21m나 길어졌다. 훌쩍 늘어난 전장 탓에 그린 앞 50m 지점의 크리크(실개천)가 한층 위협적으로 변해, 무리한 공략보다는 영리하게 끊어 치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후반 코스들의 압박감도 거세졌다. 심한 오르막 지형인 13번홀(파5)은 512m에서 538m로 길어져 후반 라운드 체력 안배가 중요한 관건이 됐다. 포천힐스CC의 시그니처 코스인 15번홀(파4)은 347m에서 369m로 전장이 늘어나 더욱 정교한 두 번째 샷이 요구된다. 막판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 될 16번홀(파3)도 149m에서 175m로 26m 연장됐다. 약 5만 톤의 물을 품은 대형 해저드와 길어진 전장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고 예리한 롱아이언 샷을 구사해야만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전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페어웨이 폭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2~16m로 좁혔고, 러프는 A컷(35㎜), B컷(80~85㎜)에 이어 최대 150㎜의 헤비 러프까지 단계별로 조성해 선수들의 샷 정확도를 철저하게 시험하게 할 전망이다.

○톱랭커도 벌벌 떠는 ‘마의 12번홀’
오는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BC카드·한경 KLPGA 챔피언십의 승부처로 꼽히는 12번홀(파4). 2024년 이곳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에서 박민지가 티샷하고 있다.  한경DB
오는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BC카드·한경 KLPGA 챔피언십의 승부처로 꼽히는 12번홀(파4). 2024년 이곳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에서 박민지가 티샷하고 있다. 한경DB
가장 극적인 승부처는 단연 코스 내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12번홀(파4·373m)이다. 대회가 처음 열린 2019년 이후 2022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년 ‘난도 1위 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홀이 톱랭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촘촘한 코스 설계 때문이다. 티샷 낙하 지점이 개미허리처럼 좁은 데다, 왼쪽으로는 거대한 워터해저드가 입을 벌리고 있어 중압감이 상당하다. 무사히 페어웨이에 안착시켜도 가파른 경사면 위에 그린이 솟아 있고 그 앞쪽으로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지난해 이 홀의 나흘 평균 타수는 4.179타에 달했다. 버디는 27개에 불과했던 반면, 보기는 무려 70개가 쏟아지며 최다 기록을 세웠다. 더블보기도 12개나 나와 우승을 노리던 여러 선수의 발목을 잡았다. 코스 레코드 챔피언인 김민솔조차 지난해 12번홀에서는 나흘 내내 단 한 개의 버디도 낚지 못했다.

○투온 유혹하는 마지막 18번홀
전장 200m 늘리고 그린 교체까지…메이저 코스로 변신한 포천힐스CC
마지막 18번홀(파5·495m)은 승부를 뒤집거나 우승에 쐐기를 박기 위해 반드시 타수를 줄여야 하는 ‘기회의 땅’이다. 역대 대회에서 극적인 연장 승부와 역전 드라마가 자주 연출된 역사적인 명승부의 무대이기도 하다. 2년 전 박현경과 윤이나의 4차 연장 혈투가 벌어졌고, 작년에는 김민솔이 11m 극적인 이글 퍼트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도 최종일 선두권 경쟁이 치열할 경우 이 마지막 홀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우는 선수가 메이저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세팅 변화가 변수다. 지난해까지는 주말 본선 라운드에서 선수들의 과감한 투온 공략을 유도하기 위해 예선 490m이던 전장을 445m로 대폭 줄였지만, 올해는 오히려 5m 늘어난 495m의 긴 전장에서 나흘 내내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