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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 함정에 잠재적 경쟁자 사라져…韓 입장에선 기회"
이근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시장으로서 가치는 주목해야"
"시장으로서 가치는 주목해야"
그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진국은 산업 면에서 한국 등의 글로벌 기업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 불량률, 납기 등 조건을 맞추며 생산성을 점차 높여 나가는 구조로 성장했다”며 “하지만 독자 기술력을 축적하지 못해 자립에 실패하면 계속 외국 기업이 주도하는 분업 구조 하단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산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입해 조립·가공하던 중국이 고부가가치 기술력을 축적하며 한국 산업의 경쟁자로 떠오른 것과 대비된다. 한국에 중진국의 부진은 잠재적 경쟁자의 등장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크다.
중진국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도 중국을 지목했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 만든 값싼 제품이 유입되면서 현지 제조업체의 경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기자동차는 베트남처럼 관세로 버티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가 시장을 장악했다”고 했다.
현지 생산을 조건으로 중국 업체에 관세를 감면 또는 면제한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의 75%가량이 중국산이었다. 완성차 형태로 수입되는 전기차에 50%의 관세를 매기는 베트남에서도 BYD와 체리 등 중국 차업체는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진국과의 관계와 관련 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은 산업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브릭스(BRICS)처럼 경제 규모가 큰 나라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어 한국산 고부가가치 상품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이 계획대로 성장하지 않더라도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경제 규모는 계속 확대되는 만큼 한국이 제품 시장으로서 지닌 가치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