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다차종 전략 등을 앞세워 국내에서 전기차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기아·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전기차 7만2078대를 판매했다. 이는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 판매량이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 1만8431대, 중형 전기 SUV EV5 1만5965대, 목적기반차량(PBV) PV5 1만5000대가 판매량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5만6147대를 판매했다. 모델 Y가 4만3361대 팔리면서 판매량을 이끌었다. 그 뒤로 모델3가 8861대 팔렸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에서 테슬라 판매량을 제치며 전기차 주도권을 이어가게 됐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판매 정체)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룬 결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PBV 모델인 PV5를 비롯해 SUV에서 세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초 EV5 등 주요 모델의 가격을 낮추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게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거듭된 전기차 투자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기아는 경기도 광명시에 4016억원을 들여 현대차그룹 최초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지었다. 화성에는 약 4조원을 투자해 PV5 및 PV7 등 PBV 전용 공장을 건설했다.

"전기차 빼면 할 이야기 없을 정도"...하반기 보조금 싸움

올해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하반기 전기차 점유율 유지를 위한 자동차 제조사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로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113.6% 증가한 19만8509대다. 이 같은 인기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벌써부터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조기 마감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소진됐으나, 편성 예정이 없는 지역 대상으로 '테슬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공고했다. 테슬라코리아는 "전기차 보조금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차종별 국고보조금에 준하는 자체 지원금을 제공한다"며 "9월30일까지 인도되는 차량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국고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중국 전기차 업체 BYD 또한 자체 보조금 지원을 8월까지로 한 달 연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달아오르다 보니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빼면 할 이야기가 없다'고 할 정도"라며 "전기차가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업체 간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