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라는 익숙한 편견을 깨뜨리는 곳이 있다. 18세기 거대한 오스만 제국의 군사 시설을 품은 정원, 수로와 산책길이 이어지는 넓은 마당, 해 질 무렵이면 도시의 풍경까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라미 도서관(Rami Library) 이야기다.
 튀르키예 라미 도서관 전경(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튀르키예 라미 도서관 전경(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라미 도서관이 세계적인 권위의 친환경 상을 받으며 지구상 가장 특별한 도서관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라미 도서관이 세계도서관정보연맹(IFLA) 산하 환경·지속가능성·도서관섹션(ENSULIB)이 주관하는 ‘IFLA 그린 라이브러리 어워드 2026(IFLA Green Library Award 2026)’에서 지속가능한 도서관 분야 1위(최우수상)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지난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제89회 세계도서관정보대회(IFLA WLIC 2026) 현장에서 발표됐다. 시상식에는 레슬리 위어(Leslie Weir) IFLA 회장과 샤론 멤피스(Sheron Memis) IFLA 사무총장이 참석해 튀르키예 대표단에 직접 상을 수여했다.
2026 IFLA 시상식(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2026 IFLA 시상식(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18세기 병영의 화려한 변신… 역사와 환경을 모두 품다

라미 도서관은 18세기에 지어진 옛 라미 병영(Rami Barracks)을 건물을 허물지 않고 세심하게 복원해 유럽 현대 최대 규모의 도서관 캠퍼스로 되살려낸 공간이다.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책을 보관하는 건물을 넘어 도시와 사람,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튀르키예 라미 도서관(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튀르키예 라미 도서관(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특히 건물 내부의 시파하네(Şifahane) 복원 센터에서는 전문가들이 희귀 필사본과 인쇄물을 직접 조사·복원하며 다음 세대로 소중한 인류의 지식을 전승하고 있다. 또한 튀르키예 도서관 최초로 ‘생물전 지속가능 탁월성 인증’을 받았으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에너지 연동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운영과 건축 혁신, 문화유산 보존을 동시에 실현해 냈다.

현장에서 상을 전달받은 타네르 베이오을루(Taner Beyoğlu) 튀르키예 국립도서관장협회 부의장은 “이번 수상은 지속가능한 도서관 운영과 혁신, 문화유산 보존, 그리고 국제 협력을 향한 튀르키예의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성과”라고 밝혔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