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폭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폭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지난해 폭행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러닝화 브랜드 호카의 국내 총판사 ㈜조이웍스의 조성환 전 대표가 8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나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 폭행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사건이 호카의 국내 판권을 노린 세력에 의해 기획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전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 서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 제 잘못을 뉘우치는 8개월이었다”면서도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 그동안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조이웍스가 전개 중인 국내 독점 판권을 빼앗기 위해 소수의 내부 가담자와 외부 세력이 결탁해 벌인 의도적인 언론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조 전 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폐교회 건물에서 거래 관계에 있던 업체 대표와 직원 등을 폭행했다는 이른바 ‘갑질 폭행’ 혐의를 받았다. 당시 폭행으로 피해자들이 갈비뼈 골절과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조이웍스는 올 1월 공식 사과문을 냈으며 조 전 대표 역시 잘못을 인정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호카 본사인 미국 데커스 브랜즈는 조이웍스 측에 국내 유통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다만 조 전 대표는 당시 사건이 이른바 ‘하청업체 갑질 폭행’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두 사람은 하청업체 직원이 아니라 조이웍스 전 직원 임모 씨와 임 씨가 재직 당시 관리하던 인테리어 거래처 대표 천모 씨다. 두 사람이 임 씨 퇴사 이후 함께 설립한 업체가 케이브웍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케이브웍스와 거래를 이어오던 중 이들이 내부정보를 비밀리에 활용해 경쟁 매장을 개설한 사실을 알게 돼 2024년 9월 거래를 종료했다”며 “사건의 본질은 갑을 관계에 의한 갑질이 아니라 회사 정보를 이용해 비밀리에 경쟁업체를 차린 이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노바의 이돈호 변호사는 “사건 발생 약 11개월 전 이미 조이웍스와 케이브웍스 간 마지막 세금계산서 처리가 이뤄졌으며 사건 발생 당시에는 양사 간 아무런 계약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후 언론중재 절차에서도 기존 보도에서 피해자들을 지칭한 ‘하청업체’라는 표현이 ‘경쟁업체’로 정정됐다.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폭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폭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조 전 대표는 “케이브웍스 매출의 60~70%가 조이웍스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와의 거래가 끊기자 어떻게든 이를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저는 천모 씨를 만난 적도 없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천 씨는 저와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악의적으로 주변에 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피해자들을 만난 것도 저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퍼뜨리고 다니는지 해명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사건 피해자들에게 험담에 대한 해명을 듣고 사과를 받기 위해 만남을 마련했지만, 실제 자리에선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폭행을 유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사건 장소에 대해서도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맥락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대표는 “사건이 벌어진 곳은 조이웍스 전 직원 임 씨가 재직 당시 약 2년간 매일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이라며 낯선 폐건물로 피해자들을 유인했다는 취지의 기존 보도와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폭행 피해자와 실질적 동업 관계이자 러닝 브랜드 ‘풀라르’를 운영하는 손나자용 파운더인 대표도 참석했다. 손나 대표는 “임 씨와 천 씨가 폭행 사건 전부터 조 전 대표에 대한 험담을 반복해왔다”며 “천 씨가 사건 전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뒤에 더 큰 배후 세력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 전 대표는 "대기업들이 무려 8년 만에 스무 배 성장시킨 브랜드를 혈안이 돼 탈취하려 하고 있다"며 "폭행을 유도한 이들과 연결이 있지 않을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조이웍스 임직원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진행된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 입장표명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사진=조성환 전 대표측 제공
조이웍스 임직원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진행된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 입장표명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사진=조성환 전 대표측 제공
조 전 대표는 조이웍스 직원들에 대한 호소도 이어갔다. 그는 “저는 이미 조이웍스를 떠난 사람이며 대표 자리를 되찾고자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며 “지난 8년간 관계사를 포함해 매출 1800억원 규모로 브랜드를 성공시킨 것은 140여명의 직원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 개인의 불찰로 시작된 이 사건이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까지 흔들고 있다. 제 잘못은 반드시 짊어지겠지만, 그 벌을 직원들이 받게 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