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가맥지기 강예은(20)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김마현(21) 씨(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박상경 기자
현장에서 만난 가맥지기 강예은(20)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김마현(21) 씨(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박상경 기자
"확실히 목 넘김이 좋은데요? 탄산감은 살아있는데 더부룩한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지난 7일 저녁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교정. 인근 전북 익산에서 왔다는 서모 씨는 얼음 수조에서 막 꺼낸 맥주병을 기울이며 이 같이 말했다. 그가 마신 맥주는 제조일자 '8월7일'이 적힌, 그날 아침 막 생산된 테라였다.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사진=박상경 기자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사진=박상경 기자
전주가맥축제가 에서는 당일 생산 테라를 맛볼 수 있다. 이날(7일) 제공된 테라 맥주 병엔 제조일자 '8월 7일'이 선명히 적혀있었다. /사진=박상경 기자
전주가맥축제가 에서는 당일 생산 테라를 맛볼 수 있다. 이날(7일) 제공된 테라 맥주 병엔 제조일자 '8월 7일'이 선명히 적혀있었다. /사진=박상경 기자
전주의 독특한 술 문화인 '가맥(가게맥주)'을 주제로 한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1980년대 동네 슈퍼에서 저렴한 맥주와 안주를 즐기던 정취에서 출발한 가맥은 이제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 하이트진로가 있었다.

당일 생산 '초신선 테라' 6만 병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영상=박상경 기자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영상=박상경 기자
전주가맥축제가 여타 맥주 축제와 차별화되는 점은 단연 '당일 생산 맥주'다. 축제장 인근의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그날 아침 갓 생산한 테라를 현장으로 직송해 선보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지훈 하이트진로 특판전주지점장은 "보통 시중에서는 생산 후 1~2개월 지난 맥주를 마시게 되지만, 이곳에서는 당일 생산된 가장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며 "하루 1000케이스씩 사흘간 총 3000케이스(6만 병)의 당일 생산 테라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갓 생산된 맥주는 특유의 청량감과 리얼 탄산의 맛이 극대화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1년 터줏대감 가맥집부터 청년 '가맥지기'까지

 윤숙희 전운가맥 대표. /사진=하이트진로
윤숙희 전운가맥 대표. /사진=하이트진로
축제장 내 먹거리 부스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가맥집 10곳이 자리를 잡았다. 1회 축제부터 개근하며 10년 연속 참가 중인 '전운가맥'의 윤숙희 대표는 "21년째 가게를 운영하며 수십 년간 동네 주민들과 함께해 왔다"며 "가맥 특유의 편안한 정취 속에서 특제 소스와 제육볶음, 계란말이 같은 안주를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기는 것이 매력"이라고 전했다. 윤 대표는 "축제 덕분에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면서 매출 신장과 가게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며 웃어 보였다.

올해 축제는 접근성이 좋은 전북대학교로 장소를 옮겨 좌석 규모를 7000석까지 대폭 늘렸다. 인근 전북대 상권 60개 매장과 연계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지역 상권과의 상생에도 공을 들였다.

축제의 숨은 주역은 지역 대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가맥지기'다. 현장에서 만난 가맥지기 강예은 씨(20)와 김마현 씨(21)는 "가맥축제는 전주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 중 하나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맥지기는 꼭 해봐야 할 활동"이라며 "직접 참여해 보니 현장 분위기도 훨씬 좋고 보람차다"고 전했다. 김 지점장 역시 "애향심을 갖고 배려하며 일하는 가맥지기들은 축제를 움직이는 보석 같은 존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전 세대가 어우러진 열기…누적 방문객 12만6000명 돌파

밤이 깊어질수록 축제의 열기는 더해졌다. 무대 위에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의 인사가 이어졌고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트로트부터 최신 가요, 댄스곡이 울려 퍼지며 교정은 거대한 연회의 장으로 변모했다.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광주,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축제를 찾았다. /사진=박상경 기자
'2026 전주가맥축제' 현장. 광주,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축제를 찾았다. /사진=박상경 기자
포장 판매도 호응을 얻었다. 인근에 산다는 한 대학생은 "궁금해서 나와봤는데 날이 너무 덥다"며 "그래도 당일 생산된 신선한 맥주라길래 집에서 시원하게 마시려고 사 가는 길"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와 함께 운전자를 위한 '테라 제로'와 신제품 '테라 스파클링' 시음회도 열려 선택지를 넓혔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쉼터 버스와 냉방 공간을 운영하는 등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한 결과, 이번 '2026 전주가맥축제'는 누적 방문객 12만6000명을 기록했다. 단순한 맥주 축제를 넘어 지역 문화와 기업, 청년과 소상공인이 함께 만든 대표 지역 상생 축제의 장이었다.

전주(전북)=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