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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가격 86% 뛴 상품 뭐길래…마트 갔다가 '화들짝' [프라이스&]
'히트플레이션' 확산…40도 폭염이 밥상까지 덮쳤다
시금치 86%·호박 69% 한달새 급등
폭염에 작황 부진…채소값 직격탄
광어 줄폐사에 도매가 13% 뛰어
시금치 86%·호박 69% 한달새 급등
폭염에 작황 부진…채소값 직격탄
광어 줄폐사에 도매가 13% 뛰어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다다기계통 오이 도매가격은 50개에 1만62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87.1% 올랐다. 같은 기간 시금치 4㎏은 3만7300원으로 86.5% 뛰었다. 국산 브로콜리 8㎏은 3만7300원으로 69.6%, 쥬키니호박 10㎏은 2만3000원으로 69.1% 상승했다. 붉은고추 10㎏도 7만6200원으로 58.8% 비싸졌다. aT 가격정보는 전국 주요 도매시장과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의 일별 가격을 조사해 집계한다.
폭염에 채소 생육이 더뎌지고 산지 작업시간까지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시금치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대표적인 호냉성 작물로 고온이 이어질수록 생육이 나빠지고 상품성이 떨어진다. 오이와 호박도 지나치게 높은 기온에서는 착과와 생육이 저하돼 출하량이 감소할 수 있다. 실제 소매시장에서도 지난달 말 이후 오이와 시금치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뛸 정도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폭염의 충격은 바다로 옮겨붙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양식 광어 1㎏ 평균 경매 낙찰가격은 2만23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 올랐다. 지난 6일 우럭 1㎏ 경매 낙찰 중간가격도 2만5000원까지 올라왔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광어회 300g 가격은 2만5000원 안팎이다.
고수온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제주 양식장에서는 출하를 앞둔 광어 2만1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당시 양식장 수온은 27~28도까지 올랐다. 광어는 적정 수온이 약 18~25도로, 수온이 27~28도를 넘으면 고수온 피해 위험이 커진다. 지난해에도 장기간 이어진 고수온으로 전국 양식업 피해액이 1430억원에 달했다. 우럭 피해액만 583억원이었다.
문제는 수산물 가격 충격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다는 육지보다 늦게 달궈져 한반도 주변 해수온은 통상 8월 말~9월 초 가장 높아진다. 유통업계에선 고수온에 따른 폐사가 늘 경우 광어와 우럭 도매가격 상승이 대형마트와 횟집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걀도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서 올해 2분기 달걀 30구 평균 가격은 949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8% 올랐다. 2020년 1분기 5163원과 비교하면 83.9% 상승했다. 서울 평균 가격은 9548원에 달했고 지난 6월에는 조사 평균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최근 달걀 가격 상승을 전적으로 폭염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공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이미 가격이 높은 가운데 7월 폭염이 생산성에 부담을 더한 구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7월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은 전년보다 0.3% 줄었고 산지가격은 특란 10개 기준 2256원으로 16.2% 올랐다. 소비자가격도 30구 기준 7429원으로 5.9% 높았다. 연구원은 다만 산란계 사육 마릿수 증가로 8월 생산량이 회복돼 산지가격은 2150원 안팎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은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월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최대 0.44%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대 0.07%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밭과 바다를 거쳐 장바구니 전체로 가격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