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7월 22일 오후 4시32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윤영 KT 대표.  최혁 기자
박윤영 KT 대표. 최혁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사업이 중복되는 자회사를 통합해 49개에 달하는 계열회사를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데도 분리돼 있는 자회사를 합쳐 시너지를 내고 내부 자원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구상이다. KT 출신인 박 대표가 ‘숙제’로 꼽혀온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박현진 부사장에게 통합 전권

[단독] 박윤영, KT 미디어·콘텐츠 중복회사 통합 추진
22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박현진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에게 중복 자회사 통합 추진과 관련한 전권을 줬다. 내부 출신으로 전략본부장을 지낸 박 부사장은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등의 대표를 지내면서 자회사 사정에 밝다. 지난 3월 사내이사 부사장으로 박 대표가 발탁했다.

첫 대상은 비교적 몸집이 작은 콘텐츠 관련 회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현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를 지배하고 있다. 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서재로 이어지는 구조다.

KT지니뮤직과 KT밀리의서재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147억원, 882억원이다. 박 대표는 하나의 사업부 정도인 자회사들이 난무하며 자원을 낭비하고 있고, 같은 콘텐츠 구독 서비스 사업이라는 공통점도 있어 통합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상장회사라는 게 변수지만 콘텐츠 사업을 통합해 효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이 반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의지가 있다면 통합을 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콘텐츠 방영 사업을 하는 ENA와 기획·제작을 맡은 스튜디오지니의 구조도 ‘옥상옥’이라는 지적도 있다. KT가 스튜디오지니 지분 90.9%, 스튜디오지니가 ENA 지분을 37.3%(KT 스카이라이프 지분 62.7%)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스튜디오지니와 ENA가 통합하면 기획-제작-방영으로 이어지는 방송 콘텐츠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 KT 관계자는 “한 회사에서 해도 되는 콘텐츠 사업이 굳이 과거 사장 시절 분리됐다는 인식이 있다”며 “최근 SLL중앙과 JTBC의 관계에서 저작권과 기능을 두고 잡음이 나온 것도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했다.

◇방송 사업 통합 추진은 과제

장기적으로는 스카이라이프와 KT HCN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HCN은 KT그룹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 사업 회사로, 위성방송 사업을 하는 스카이라이프의 100% 자회사다.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은 대부분 겹친다. 본업인 케이블과 위성방송 업황이 흔들리면서 모두 인터넷 회선, 알뜰폰 등 사업에 진출했다.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케이블TV 사업회사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기능을 통합했다.

규제와 노조 반발은 변수다. 법적으로는 100% 자회사의 흡수합병이 문제될 게 없다는 게 내부 판단이지만, 이 경우 방송 사업의 업권별 규제 취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자회사 HCN의 직원 수가 스카이라이프보다 약 30% 많고, 별도 노조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미 수면 위로 떠오른 KT의 KT클라우드 흡수합병은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을 위한 핵심 계열사인 KT클라우드의 기능을 KT 본체로 흡수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일관된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KT 출신으로 내부를 손바닥 보듯 알고 있는 박 대표가 하반기 들어 계열사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