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 사진=로이터연합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 / 사진=로이터연합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미국 애리조나 투자 규모를 총 2650억달러(약 393조원)로 확대한다. 현지에 생산시설과 첨단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R&D) 센터 등 12개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강력한 수요가 수년간 이어지는 구조적 수요임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한 AI 열풍이 계속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TSMC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지난 17일 타이베이 증시에서 주가가 7.3% 하락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여전히 약 50% 오른 상태다.

TSMC는 이런 우려에도 애리조나 시설에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지 투자 규모는 총 2650억달러로 늘어난다. 황 CFO는 지난 16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애리조나 사업 진척에 만족하고 있다며 투자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현지 생산시설 구축도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반도체 생산공장(팹)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고 수율은 대만 주력 공장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두 번째 팹에는 조만간 장비가 반입될 예정이다. 세 번째 팹은 건설 중이며 네 번째 팹과 애리조나 내 첫 첨단 패키징 시설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애리조나에는 생산시설과 첨단 패키징 시설, R&D 센터 등 총 12개 시설이 들어선다. 구체적인 투자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생산 확대 과정에서 인력과 인프라 부족은 과제라는 설명. 황 CFO는 "건설 인력과 기반시설 부족 등 물리적 제약이 있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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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미국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의 중심은 대만에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수년간 대만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시설과 첨단 패키징 시설 13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황 CFO는 "대만에서 토지는 희소한 자원"이라며 "활용할 수 있는 토지가 생기면 가장 첨단 기술에 우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첨단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려면 연구개발과 생산 기능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런 협력은 대만에서 이뤄져야 한다. 기술이 안정된 이후에야 해외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투자 재원과 관련해서는 미국 증시에서 신주를 발행하기보다 시장 여건이 우호적일 경우 회사채 발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들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TSMC는 사업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황 CFO는 "시장에 남겨둘 기회를 하나도 놓칠 생각이 없다"며 "경쟁사들도 훌륭하지만 우리는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