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 인수 완료 시 현대차그룹 측 주주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확보하게 돼 미국 증시 상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달 초 보유하고 있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지분율은 9%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정의선 회장 등이 가져간다. 소프트뱅크와 현대차그룹은 지분 인수 시점과 분할 비중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3억2500만달러(약 4875억원)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HMG글로벌(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56.2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정 회장은 각각 11.25%, 22.5%를 확보했다.
풋옵션 행사는 현대차그룹과 소프트뱅크가 맺은 계약의 후속 절차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 6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풋옵션에 관한 권리를 넣었다. 인수 시점을 기준으로 각각 4년(2025년 6월)과 5년(2026년 6월)이 지났는데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상장하지 않으면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의 보유 잔여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와 상관없이 지분 전량을 되살 계획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양사는 풋옵션 행사를 1년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 전량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당시 결정이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묘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뱅크가 풋옵션을 행사한 회사 지분 가치는 5조원 안팎이지만 시장에선 최소 3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콜옵션을 보유해 소프트뱅크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기업공개(IPO)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IPO)을 통해 기업가치를 새로 매길 수도 있다. 휴머노이드 데이터 사업을 함께하는 구글과 엔비디아 등이 주요 전략적 투자자로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 기아 조지아 공장에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순차적으로 투입하고 공정 단위별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IPO는 2028년 휴머노이드 본격 양산과 공장 투입 이후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