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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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시장에서 지수가 하루 만에 6~8%씩 급등락하는 변동성이 반복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적금을 깨 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까지 관련 상품을 직접 거론하며 보완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직전일 대비 6.24% 오른 7284.4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5.80% 상승한 829.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3.30% 오른 7082.91로 출발해 개장과 동시에 7000선을 되찾았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상승 폭을 빠르게 확대했고 장 초반 7200선을 넘어선 뒤 장 마감까지 6%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급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있다. 두 종목이 강하게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SK스퀘어와 삼성전기 등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도 매수세가 확산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간밤 27.29% 급등한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이날 주가 상승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환호보다 걱정이 앞선다는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주식 시장이 전문가 전망과 분석이 무의미할 정도로 변동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다. 실제 6월 이후 종가 기준으로 4% 이상 등락한 날은 5일(-5.54%), 8일(-8.29%), 9일(8.18%), 10일(-4.52%), 12일(4.63%), 15일(5.20%), 23일(-9.99%), 25일(5.24%) 26일(-5.81%) 7월2일(-7.89%) 3일(5.76%) 7일(-4.91%) 8일(5.35%) 13일(-8.95%) 등 14거래일이나 된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매도 호가 효력정지)는 총 36번 발동됐다. 지난해의 1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중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지난 5월27일 이후 발동된 사이드카는 18번이었다. 올해 발동된 사이드카 중 절반이 최근 한 달 반 사이 몰려있었던 셈이다. 이 기간 서킷 브레이커도 5번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코스피 지수와 마찬가지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도박판' 같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같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인버스 2종 포함)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5월27일 상장 첫날 5조74억원에서 약 한 달 만인 지난 6월25일 17조5994억원까지 불어났다. 두 종목의 주가가 주춤하면서 전날인 14일 10조3828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상장 당시의 2배 수준이다.

거래대금은 연일 10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등했던 14일에는 18조2967억원에 달했다. 전 거래일(12조1856억원) 대비 50.2% 급등한 수치이자 지난 6월24일(19조4429억원)과 19일(18조504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ETF의 손바뀜도 많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100%를 웃도는 회전율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루에 전체 주식이 한 번 이상 손바뀜이 있었다는 의미다. 본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등락 폭 자체가 큰 가운데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2배를 따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일부에선 결혼과 노후자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가입한 예·적금까지 중도 해지한 개인투자자들이 당초 세운 생활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퇴직을 앞둔 직장인 오모 씨(57)는 노후자금으로 모아둔 예금 1억5000만원을 중도 해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증시 급락으로 3000만원 넘는 평가손실을 보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은행 이자보다 당연히 수익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밤마다 투자 뉴스를 보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최모 씨(39)는 지난달 주택 구입 자금으로 모아둔 8000만원가량을 반도체주와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1800만원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최씨는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손실이 예상보다 커졌다"며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결혼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코스피,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시험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부 2배 레버리지가 하루 동안 30% 넘게 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목표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요인으로 지목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직접 거론하며 "보완대책을 잘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승인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투자자 안전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