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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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 상담을 하던 이동통신사 매장이 포켓몬 팬들의 성지가 됐다.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풀린 한정판 '잉어킹 프로모 카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SK텔레콤 매장으로 몰려들면서다. 가격 할인과 보조금으로 승부하던 이동통신사 마케팅이 소비자의 취향을 파고드는 '경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SKT 매장이 '포켓몬 성지' 됐다고?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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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7일 시작한 '포켓몬 런 온라인 챌린지' 리워드인 잉어킹 프로모 카드의 수령 예약률은 일주일 만에 80%를 기록했다. 수령 기간이 8월 31일까지로 한 달 반 넘게 남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속도라는 설명. 이날 기준 약 5만장이 배부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카드 수령·개봉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챌린지는 포켓몬코리아가 지난 6월 한 달간 진행한 온라인 러닝 행사다. 달리기 앱 '런데이'에서 1㎞ 달리기 미션을 완료하면 포켓몬 30주년 한정판 잉어킹 카드를 준다. 참가자는 전국 약 11만명으로 런데이 앱 기준 역대 최대였다. '가장 쓸모없는 포켓몬'이라는 밈(meme)으로 오히려 사랑받는 잉어킹이 한국 한정판 카드로 나온다는 소식에 팬들의 소장 욕구가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11만명이 카드를 받으러 매장을 찾는 상황을 기회로 삼았다. 전국 T월드 매장 520곳과 T팩토리 성수를 배부처로 정하고, 매장을 아예 포켓몬 콘셉트로 꾸몄다. 인증샷 공간을 만들고 포켓몬 우양산·손선풍기 같은 굿즈 이벤트도 붙였다. 통신 가입 상담이 전부였던 매장이 팬들이 일부러 찾아와 놀다 가는 체험 공간으로 바뀐 셈이다. 지난 5월 어린이날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린 '포켓몬 런 2026' 메인 스폰서 참가에서 시작된 흥행 흐름을 온라인 챌린지와 매장 이벤트까지 끊김 없이 이어붙인 결과다.

포켓몬 카드 열풍이라는 시류를 제때 올라탄 효과도 컸다. 올해 포켓몬 30주년을 맞아 관련 카드는 장난감을 넘어 수집품이자 재테크 수단으로 몸값이 뛰고 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올 상반기 포켓몬 관련 거래액은 직전 반기의 약 7배로 늘었고, 프리미엄 트레이딩카드게임(TCG) 상품 거래액은 약 35배로 폭증했다. 서울옥션도 오는 21일까지 희귀 포켓몬 카드를 대체투자 자산으로 조명하는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

러닝·미식·공연까지…SK텔레콤, '경험 경쟁' 승부수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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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갤럭시S26 사전예약 경품으로 통상적인 사은품 대신 '포켓몬 런 2026 인 서울', '춘천마라톤 2026',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 티켓과 스타 셰프 레스토랑 20만원 상당 식사권 100매를 내걸었다. 지난 6월 신청을 받은 10년 이상 장기 고객 초청 미식 행사 '테이블 데이'에는 65만명이 몰렸다. 행사는 7~8월 전국 5개 도시에서 열리는데, 비스타 워커힐 서울 행사에는 요리 서바이벌 방송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최현석·김희은 셰프가 직접 참여해 파인 다이닝을 선보인다.

러닝, 미식, 공연처럼 소비자들이 지갑과 시간을 기꺼이 쓰는 영역을 통신 혜택과 묶어, 돈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을 파는 사업자를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하는 브랜드로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러닝, 미식, 공연 등 고객들이 열광하는 경험들을 혜택으로 제공함으로써 SKT와 함께 더 즐겁고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