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 첫 번째)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추진 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 첫 번째)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추진 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신한금융그룹이 국가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만 20조원 규모의 자금을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110조원 생산적 금융 로드맵 시동

AI 데이터센터 펀드 조성…110조 생산금융 로드맵 가동
신한금융은 올해 생산적·포용적 금융 공급 목표액을 총 20조원으로 확정하고 세부 실행 로드맵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올해 집행하는 20조원은 여신 지원 13조원, 그룹 자체 투자와 국민성장펀드 각각 2조원, 포용금융 3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지난 2월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를 열고 투자·대출·포용 등 3대 분과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실행력과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

국가적 핵심 과제로 떠오른 데이터센터 인프라 선점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서울 구로구 항동에 들어서는 6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금융 주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면적 약 4만5165㎡, 전력 용량 51.6MW급으로 설계된 이 프로젝트는 도심형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업 구조 설계부터 에너지 조달, 리스크 관리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 2024년 죽전과 하남 데이터센터에 이어 거둔 굵직한 성과로, 향후 데이터센터 금융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게 신한금융의 구상이다.

자금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할 펀드 조성도 마쳤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신한데이터센터개발펀드 2호’(1250억원),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 확보에 투자하는 ‘신한탄소중립태양광펀드’(1700억원), 국가 첨단전략산업 기반 확충을 위한 ‘신한인프라개발펀드 3호’(540억원) 등 3대 전략 펀드를 잇달아 가동하며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채널 신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도 당장의 재무 지표가 좋지 않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혁신기업을 위해 여신 심사 체계도 개선한다. 신한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부도 가능성과 재무 지표 중심의 기존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벤처·첨단기업의 기술력과 사업 모델, 산업 전망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CIB총괄사장 직속으로 ‘IB종합금융부’도 신설했다. 중소·강소기업과 AI, 반도체, 헬스케어, 친환경 에너지 등 신성장산업을 핀셋 지원하기 위한 전담 조직이다. 발행어음을 담당하는 종합금융운용부와 협업해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핵심 채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생산적 금융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는 것도 신한금융의 과제다. 지난해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 달성한 데 이어 보통주 ROE를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동시에 금융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라며 “생산적 금융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