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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주와 연> 청예 작가 “강력한 불륜 응징극 써봤어요”
장편소설 <주와 연> 쓴 소설가 청예
저주(咒)와 인연(緣)에 관한 이야기
아버지 응징 위해 계모의 딸로 환생
"선택 않고 지나가는 게 좋을 수도"
저주(咒)와 인연(緣)에 관한 이야기
아버지 응징 위해 계모의 딸로 환생
"선택 않고 지나가는 게 좋을 수도"
장편소설 <주와 연>을 낸 소설가 청예(필명)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빠져나갈 틈 없이 불륜을 엄하게 심판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아버지의 외도로 가정이 파탄 난 오주희가 아버지와 계모의 딸 오연린으로 환생해 집요하게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청예가 처음 구상한 것은 ‘불륜하면 지옥에 간다’는 식의 가차 없는 응징 극이었다. 하지만 인물들에게 각자의 사정과 감정을 부여하면서 단순한 권선징악과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청예는 “복수에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납작해지면, 독자에게 여운이 남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인물의 삶에 관한 얘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주희, 연린 등 각 인물의 극적인 선택이 작품의 뼈대를 촘촘하게 이룬다. 주희는 복수를 위해 한 번 죽기로 선택하고, 연린은 복수를 위해 주변 사람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연린의 친구 은정이 또 다른 복수를 위해 내리는 선택도 빼놓을 수 없다. 연린에겐 또 다른 인연이 등장해 새로운 삶을 꿈꾸게 만들기도 한다.
청예는 이야기를 통해 선택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누구와 인연을 맺고 어떤 관계를 붙잡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때로는 선택하지 않고 그 인연을 그냥 지나가게 두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희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혈연을 쉽게 끊지 못하고 이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다. 원수의 딸이 돼 가족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설정은 혈연이 지닌 구속력을 이용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저주와 인연은 포개진다. 청예는 “이 작품에선 심하게 말하자면 혈연 자체가 저주의 일부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청예는 장르적 상상력과 섬세한 심리 묘사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품이 독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 청예는 예스24의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간 김애란(2015), 최은영(2018), 성해나(2024) 등이 1위로 호명된 투표다.
이번엔 서슬 퍼런 복수극을 썼지만, 청예의 작품이 늘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낭만 사랑니>에선 주인공이 사랑니와 관련된 비밀스럽고 낭만적인 거래를 하며 벌어지는 일을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보여줬다.
“올해 나오는 작품들은 대체로 날이 많이 서 있어요. 내년에는 조금 말랑한 작품들이 나오고, 내후년에는 또 시커먼 작품들이 나올 것 같아요.”.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