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평석 바이젠셀 대표 "유전자 편집해 더 강한 세포치료제…뇌종양 환자에 새 가능성 열어줄 것"
“바이젠셀의 NK세포는 일반 NK세포가 아닙니다. 고형암을 잡기 위해 실험실에서 진화시킨 ‘차세대 NK’입니다.”

기평석 바이젠셀 대표(사진)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후속 파이프라인 VC-302의 개발 전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 대표는 기존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가 고형암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체내 지속성, 종양 이동성, 대량생산의 한계에서 찾았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NK세포에 키메릭항원수용체(CAR)를 붙이고 유전자 편집 기술을 더해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게 목표다.

◇ iPSC·유전자 편집으로 고형암 겨냥

VC-302는 교모세포종을 겨냥한 GD2 표적 CAR-NK 세포치료제다. 기 대표는 “기존 NK세포는 유전 정보가 달라진 비정상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를 장기간 추적하고 고형암 조직 안으로 침투하도록 진화한 세포는 아니다”며 “고령화로 암이 주요 질환이 된 만큼 면역세포에도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젠셀은 iPSC를 활용해 차세대 CAR-NK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교모세포종 세포 표면에 많은 GD2 단백질만 찾아가도록 설계한 GD2 CAR와 함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NK세포의 암 조직 이동 능력, 체내 지속성을 높였다. 기 대표는 “단순히 CAR만 붙여서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NK세포의 본래 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어떤 기능을 강화하느냐가 핵심이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배양 조건과 다양한 유전자 들을 검증해가며 최종 후보물질을 선별했다”고 덧붙였다.

VC-302의 첫 적응증(치료 대상 환자군)은 재발성·불응성 교모세포종이다.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난치성 고형암이다. 소아 뇌종양 환자는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이다. 기 대표는 “뇌종양은 항암제와 방사선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는 난치성 암질환”이라며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 뇌실 내 직접 투여…내년 초 IND 목표

바이젠셀은 전임상에서 인간 유래 교모세포종을 이식한 동물모델에 VC-302를 투여해 종양 제거 효과를 확인했다. 기 대표는 “일반 NK, GD2 CAR-NK, VC-302를 비교했을 때 유전자 편집을 거친 VC-302의 효과가 가장 뚜렷했다”며 “유전자 편집을 통해 체내 지속성과 종양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을 향상시킨 게 이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투여 방식도 기존 세포치료제와 다르다. 바이젠셀은 정맥주사가 아니라 뇌실 내 직접 투여를 검토하고 있다. 정맥으로 투여하면 세포가 뇌종양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기 대표는 “교모세포종 수술 과정에서 카테터를 삽입한 뒤 반복 투여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신경외과적으로는 이미 활용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VC-302는 내년 초 CMC를 구축한 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른 치료 접근 경로와 연구자 임상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기 대표는 “VC-302는 혈액암이 아니라 고형암을 극복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이라며 “교모세포종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 차세대 NK세포 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VT-EBV-N 기술특례 요건 문제없어

기존 주력 파이프라인인 엡스타인바바이러스(EBV) 양성 NK·T 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은 상업화 단계 진입을 준비 중이다. 바이젠셀은 4년 추적관찰 결과를 글로벌 학회에서 공개하며 장기 효능과 안전성 근거를 보강했다. 기 대표는 “품목허가 단계에 적합한 CMC를 구축하고 있다”며 “연내 신속처리 지정, 내년 하반기 품목허가를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기술특례 유지요건과 관련해서는 “올해 매출과 시가총액 요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젠셀은 연구용역과 의료기기 관련 매출로 올 1분기 요건을 충족했다. 2분기 관련 매출도 확보했다. 기 대표는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손실 이슈도 내년까지는 무리가 없다”며 “비용 규모를 관리하며 VC-302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