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골프장 인수합병(M&A)시장이 얼어붙었다. 회원제 골프장을 승계 취득(인수)하면 취득세를 중과하는 개정 지방세법이 시행되자 M&A에 뛰어드는 매수자가 자취를 감췄다. 비핵심 자산인 골프장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려던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 지방세법 개정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골프장 M&A시장에는 대중제 골프장 매물이 여럿 나와 있다. 클럽디 더플레이어스, 감곡CC, 골프존카운티 영암45 등은 주관사를 선정해 공식적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지나며 골프 인기가 한풀 꺾였지만 수도권 인접 골프장은 여전히 우량 매물로 통한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 M&A는 뚜렷한 진척 없이 지지부진하다. 취득세 중과에 업황 부진이 겹친 영향이다.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은 1530만 명으로 전년보다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 감소폭(0.8%)을 크게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비싼 이용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원제 골프장 잠재 매물로 포스코그룹의 잭니클라우스GC, 코오롱그룹 우정힐스CC, 웅진그룹 렉스필드CC 등이 거론된다. 소유 기업이 매도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그와 관계없이 상시 매물 취급을 받고 있다. 본업과 큰 관련이 없는 비핵심 자산인 데다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는 대기업집단 매물이어서다.
회원제 골프장은 사치성 재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취득세가 무겁게 매겨졌다. 사회적으로 위화감을 조성하고 환경오염 등 자원을 낭비하는 시설이 새로 생겨나는 걸 막겠다는 목적이었다. 다만 이미 존재하는 시설을 그대로 승계해 취득하는 경우는 주인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중과 대상이 아니었다. 정부는 이 같은 세법이 과세 형평성을 해친다고 보고 지난해 세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회원제 골프장을 매매 등 승계 취득하면 최초로 신설·증설해 등록할 때와 동일하게 취득세 중과를 적용했다.
◇수백억원 취득세 추가로 물어야
회원제 골프장 M&A는 새로운 인수자가 회원권 보증금 부채를 고스란히 승계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체 거래 규모는 수천억원이지만 매도인과 인수자 사이 오가는 실제 거래대금은 수백억원에 불과하다. 수백~수천억원의 회원권 부채도 취득세 과세표준에 합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바뀐 세법으로 인수자 측이 인수가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추가 납부해야 할 수도 있다.
포스코는 2022년 회원제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를 송도국제도시개발로부터 회원권 부채 포함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회원권 관련 부채는 23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거래 당시 포스코는 부채를 제외한 700억원가량을 매각대금으로 지출하고 취득세로는 120억원을 부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동일 거래를 올해 추진한다면 개정 세법상 거래 대금의 절반 이상인 360억원을 취득세로 부담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부담해야 하는 세금도 인수자에겐 거래 비용이다 보니 가격 눈높이가 평행선을 달리거나 구조가 도저히 안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회원제 골프장 M&A가 어려워지면 그룹 유동성 악화로 골프장을 내놓은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지연되거나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있는 회원제 골프장 중부CC를 더시에나클럽에 매각해 그룹 재무 부담을 덜어냈다.
올해부턴 이 같은 거래가 한층 어려워질 확률이 높다. 일단 매수자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세금을 물어야 하는 인수자 측 눈높이에 맞춰 매도인이 가격을 낮추면 현금 유입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