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정유 4개사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직후 담합으로 기름 값을 올렸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정유사들이 26조원 대 유가 담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 보겠습니다.

이지효 기자, 이번에 HD현대오일뱅크만 기소됐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는 이번 담합의 주축이었습니다.

2024년 7월부터 서로 가격 정보를 교환하고 전쟁이 발발하자 가격을 인상하기로 담합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후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이들 담합 가격을 참고해 인상한 겁니다. 담합 효과는 총 26조원 상당입니다.

검찰은 "올해 2조원을 더 벌 것" "트럼프 만세" 등의 대화가 오간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다만 SK에너지는 기소를 피했는데요. 리니언시, 즉 자신신고자 감면 제도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담합에 가담한 회사가 스스로 신고하면 처벌을 면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해당 가격을 추종했지만 이는 공정거래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앵커>

검찰 기소와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도 진행됩니까?

<기자>

우선 담합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는 '전속고발' 대상입니다.

실제로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에 고발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지난 3월 현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기소된 임직원 중에는 해당 조사를 앞두고 증거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관건은 과징금 규모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과징금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돈이 마귀라더니'...전쟁 터지자 "2조 번다" 환호한 정유사 결국
다만 담합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담합 기간과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역대 최대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여기에서도 리니언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대상도 HD현대오일뱅크에 집중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돈이 마귀라더니'...전쟁 터지자 "2조 번다" 환호한 정유사 결국
<앵커>

정유 업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담합보다 더 큰 파장이 예상되는 건 이번에 정유 4사가 모두 기소된 '사후정산제'입니다.

주유소가 기름을 받을 때는 가격을 모르고요.

정유사가 나중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입금 가격으로 정산하는 일종의 관행인데요.

여기에는 '전량구매계약'이 묶여 있습니다. 특정 정유사의 간판을 단 주유소는 기름 전량을 해당 정유사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겁니다.
'돈이 마귀라더니'...전쟁 터지자 "2조 번다" 환호한 정유사 결국
사후정산제가 위법으로 확정되면 정유사와 주유소의 계약 구조가 전면 재편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유소가 더 싼 공급처와 거래할 길이 열리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정유사 이익 구조도 흔들립니다. 주유소를 붙잡으려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나중에 정하는 방식으로 국제 유가 변동분을 주유소에 넘겨온 구조도 사라지는 만큼 정유사가 리스크를 직접 떠안게 됩니다.

담합의 경우 이번 기소로 임직원 개인은 형사 재판에서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별개로 법인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향후 손해배상 소송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돈이 마귀라더니'...전쟁 터지자 "2조 번다" 환호한 정유사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