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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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를 밟아온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결국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대주주와 채권단이 회생에 필요한 긴급 운영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즉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3일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됐으나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공익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기업을 운영하고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운영자금으로 최소 약 2000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고 폐지 사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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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성공적인 회생을 위해 지원해 준 고객들과 임직원, 입점·협력업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과정에서 물품 공급 차질과 매출 감소의 악순환이 지속됐다며 "운영자금 투입 없이는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려워 결국 법원이 기한을 연장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홈플러스는 점포를 67개로 축소해 비용을 1조2000억원가량 절감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법원은 실질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미비하다고 판단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 투입 방식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기한 내 자금 조달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입장문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간청에도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주주 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1000억원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실행해 줄 것을 간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자금 조달 방식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 측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대출 의사를 밝혔으나 나머지 1000억원은 MBK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MBK는 이미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과 자금 투입으로 신용을 부담했다며 맞서왔다. 자금줄이 막히면서 홈플러스는 지난 4~5월 임금이 지연 지급된 데 이어 6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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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마감일이 공휴일인 점을 고려하면 오는 20일까지가 기한이다. 이 기간 내에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고 항고하면 법원은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관계인집회 기일을 재지정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이 즉시항고 기간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법적 절차에 적극 협조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주간의 항고 기간 내에 자금 조달 해법을 찾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7월 중 별도의 파산 신청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파산 절차로 이행될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이 신탁 담보로 잡고 있는 62개 자가 점포에 대한 담보권 실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른 연쇄적 사회·경제적 파장도 예상된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본사 및 매장 직원은 1만2000명 수준으로, 청소·주차 등 간접 고용 인원 1000명을 포함하면 대규모 실직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아울러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한 150여 곳의 중소 납품업체 상거래 채권과 4019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투자자들 역시 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