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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바꿔도 왜 그대로일까"…건산연 "건설업, 사람부터 바뀌어야"
30일 건산연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건설산업 재탄생 2.0: 건설산업 가치 대전환의 방향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그동안 건설산업 혁신 전략이 생산체계 개편,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산업 구성원의 의식과 가치 변화와 관련한 과제는 사실상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은 제도 개선이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산업 구성원의 태도와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면 근본적 혁신은 어렵다고 봤다.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저항을 넘기 위해서는 '혁신성장의 문화'가 산업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는 건산연이 2022년부터 추진해온 '건설산업 재탄생' 연구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건산연은 국내 건설산업이 구조적 분절과 파편화, 규제 중첩, 산업 가치 실종, 기술·시장·상품 혁신 부족이라는 복합 위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해왔다.
앞서 건산연은 지난해 '재탄생 1.0'에 이어 올해 '재탄생 2.0'을 통해 주택·도시, 인공지능(AI) 대전환 등을 주제로 세미나와 기획 출판물을 진행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들의 후속 발간물이다.
보고서는 건설산업이 재탄생 수준의 혁신을 이루려면 '가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 구성원의 의식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 혁신 성공의 핵심 동력이라는 의미다.
건산연은 이를 위해 8대 핵심가치를 제시했다. 인간 중심 가치로는 인권, 안전, 웰니스를 꼽았다. 산업 내부 가치로는 상생, 윤리, 혁신성장을 제시했다. 산업 외부 가치로는 환경과 공동체를 들었다.
실행 과제도 함께 내놨다. 인권·안전 분야에서는 인권경영 체계 구축과 발주자를 포함한 참여 주체별 안전 책임 분담이 필요하다고 봤다. 웰니스 분야에서는 단순 공급을 넘어 AI·데이터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를 접목한 주거 상품을 제안했다.
상생·윤리·혁신성장 분야에서는 우수 협력사와의 장기 파트너십, 부패 유발 요인 제거를 위한 제도 정비, IT·로봇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가 가능한 발주 방식 혁신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환경·공동체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집계와 감축, 소셜믹스와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공공입찰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충재 건산연 원장은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업역 이기주의와 눈앞의 수익 극대화라는 가치관을 극복하고 '상생과 공영'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굳건히 자리 잡지 않는다면 어떠한 혁신 전략도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이홍일 연구위원은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건설 혁신 방안이 반복되었음에도 고질적인 분절과 갈등, 낮은 생산성이 여전한 이유는 제도나 기술 위주의 외형적 개선에만 치중한 채 혁신 성공의 진짜 '린치핀'인 구성원의 의식과 가치 변화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