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재사용 발사체에 탑재될 현대로템 메탄엔진 조감도. /현대로템 제공
차세대 재사용 발사체에 탑재될 현대로템 메탄엔진 조감도.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전차, 장갑차 등 지상 무기체계를 넘어 우주 발사체와 극초음속 비행체 등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종합 방위산업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수십 년간 지상 무기체계를 개발하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신기술 개발 속도

현대로템은 최근 메탄엔진, 덕티드 램제트 엔진 등 우주 발사체와 유도무기 핵심 부품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탄엔진은 연소 시 그을음이 적고 경제성이 뛰어나 차세대 재사용 발사체에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로템은 2006년 국내 최초로 메탄엔진 연소 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개발 과제를 수주해 핵심 연구를 진행 중이다. 덕티드 램제트 엔진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한 공대공 유도무기 시제품 개발 과제를 통해 지난해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이중램제트 엔진을 장착한 한국형 극초음속 비행체 ‘하이코어’ 사업에도 참여해 개발 목표치를 초과하는 속도를 달성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대로템은 마하에 달하는 속도에서 연소 유지 검증을 위해 국내 최초로 하이코어 전용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올해는 전북특별자치도 및 전북 무주군과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 투자협약(MOU)을 맺고 생산 거점 마련에도 나서며 항공우주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럽과 중남미서도 ‘수주 랠리’

주력 사업인 지상 무기체계의 글로벌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 계약을 맺으며 국산 전차 완성품 최초로 해외 시장을 뚫은 데 이어 2차 이행계약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디지털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수요처 요구에 따라 성능을 강화하거나 맞춤형 모델로 개량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차륜형 장갑차는 2024년 중남미 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페루 육군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을 수주하면서다. 국산 전투 장갑차량 최초로 중남미에 진출한 사례다. 지난해에는 페루와 전차 및 차륜형 장갑차 공급 총괄 합의를 맺어 업계에서는 추가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인화·자동화 분야에서는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를 개발해 국군에 납품했다. HR-셰르파는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한 전동화 무인 플랫폼으로 위험한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전방 경계초소(GOP),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야전 시범 운영을 마치고 성능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민수 영역으로도 쓰임새가 넓어져 소방청과 협업한 무인소방로봇이 일선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현대로템은 핵심 부품 국산화를 위한 국내 산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현대로템은 최근 상생성과공유제, 동반성장펀드 확대를 골자로 한 ‘K-방산 상생협력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협력사에 대한 금융 및 연구개발 지원에 나서고 상생협력 담당 조직을 사내에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지상에서 우주까지 뻗어가는 차별화한 사업 역량을 갖춘 종합 방산 기업으로서 상생협력의 가치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