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자교정 관련 기업들의 협의체인 ‘유전자교정 바이오산업발전 협의회’는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신유전체기술(NGT) 법률안을 최종승인한 데 대해 강력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NGT는 ‘정밀육종’ 또는 ‘유전자교정’의 유럽식 표현으로, 기존 GMO 기술과 달리 외래 유전자 도입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유전적 변이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번 법률안은 유전자교정 기술을 활용한 작물 중 자연적으로 발생 가능한 수준의 변이를 가진 ‘NGT-1’ 작물을 전통육종 품종과 유사하게 취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 농업 생산성 향상, 농약·비료 사용 저감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전환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입법 과정에서는 유럽 농민단체 및 농업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Copa-Cogeca와 종자산업을 대표하는 Euroseeds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과학 기반의 합리적 규제체계 도입을 지속적으로 지지해온 점이 주목된다. 이들 단체는 공동 입장을 통해 NGT 작물에 대해 혁신 친화적이고 과학 기반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EU 농업 경쟁력과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해당 법안의 조속한 채택을 촉구해왔다.

또한 Copa-Cogeca는 이번 NGT 규제체계 도입에 대해, 유럽 농업이 직면한 기후변화, 병해충 증가, 생산비 상승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 평가하고, 농민들에게 새로운 품종 접근성을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환영했다. 이러한 유럽 농업계의 이러한 폭넓은 지지는 NGT 기술이 단순한 생명공학 논쟁을 넘어, 현장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현실적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EU는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GMO를 규제해온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법 제정을 통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이미 유전자교정을 전통적 육종과 유사하게 관리하고 있는 국가들과 정책적 궤를 같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EU 27개 회원국의 합류는 글로벌 농업 규제 환경이 유전자교정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가속화하며, 세계가 ‘유전자교정 전성시대’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유전자교정은 바이오 산업 전반에서 혁신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를 기존 GMO와 동일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중요한 정책 전환 사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EU는 2020년 ‘Farm to Fork 전략’을 발표하면서, “NGT 기술은 작물의 수확량을 높일 수 있고, 이전보다 농약을 덜 쓰게 해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라고 밝혔고,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 전문기관 검토의견으로 “NGT 작물은 전통육종만큼 안전하고, 전통육종 산물과의 기술적 구별이 곤란하다”는 검토결과를 여러 차례에 걸쳐 발표하였다.

이러한 배경아래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7월 5일 NGT 작물에 대한 정책(안)을 담은 ‘식물·토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패키지 초안을 제시했다. 이후 의회와 이사회는 2025년 12월 4일 NGT 법률안에 대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응용기술을 가진 뛰어난 연구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전자교정생물체(GEO)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확립되지 않아 산업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유럽 NGT 법률안과 비슷하게 ‘GEO를 GMO와 구분하고, 자연적 돌연변이나 전통적인 교배 육종으로도 얻을 수 있는 수준의 GEO는 GMO 규제에서 완전 면제하는 내용’의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2024년 9월에 발의되었으나 2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

유전자교정 협의회 의장사인 ㈜툴젠의 유종상 대표는 “이번 EU의 최종 승인은 글로벌 농업 규제 패러다임이 과학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한마디로 정리하면 유럽은 혁신을 선택했고 이제는 한국 차례”라며, “한국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신유전체기술에 대한 합리적 규제 정비로 첨단 바이오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번 유럽의 입법 진전을 계기 삼아, 우리 정부와 국회도 차세대 먹거리인 유전자교정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