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미국에 초고압차단기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초고압변압기에 이어 초고압차단기까지 현지 생산 기반을 넓혀 미국 전력기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로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시장을 현지 생산으로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효성重, 美에 초고압차단기 생산기지 구축…시장 선점 나서
효성중공업은 자회사 효성HICO가 미국 에너지 인프라 솔루션 기업 콴타의 자회사와 합작법인(HYOSUNG HICO BREAKER, LLC)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다음달 출범하는 합작법인은 오는 10월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캐넌즈버그에 있는 콴타 공장에서 72.5㎸부터 800㎸까지 다양한 초고압차단기를 생산한다.

초고압차단기는 사고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장비다. 변압기와 함께 전력망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미국 내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어 전력망 증설과 현대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현지 생산을 통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납기와 품질 기준에 대응하고, 미국 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합작 파트너의 모회사인 콴타는 미국 최대 전력·에너지 인프라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이다. 유틸리티와 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시장에서 폭넓은 고객망을 보유했다. 효성중공업은 자사의 전력기기 제조 기술에 콴타의 현지 인프라 사업 역량을 더해 미국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전력기기 시장과의 접점을 꾸준히 넓혀왔다. 이 회사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초고압변압기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공장 인수와 증설에 총 3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증설이 끝나면 미국 내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초고압차단기 생산 거점까지 더해지면 국내 전력기기 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초고압변압기와 초고압차단기를 모두 생산하는 체제를 갖춘다.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미국 전력회사와 2600억원 규모 초고압차단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원 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주도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콴타 경영진을 만나 최종 합의를 끌어냈다. 그는 “AI산업 성장으로 전력 인프라 고도화가 필수 과제가 된 만큼 미국 전력 시장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송준영 기자 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