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중2' 김서아, 일본 열도 '강타'…장타 앞세워 JLPGA투어 3위
김서아는 14일 일본 효고현 고베의 로코 국제GC(파72)에서 열린 미야자토 아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억 5000만 엔)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그는 우승자 구와키 시호(일본·19언더파 269타)에 3타 뒤져 단독 3위로 대회를 마다. 골프 입문 4년 만에 일본 프로 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나흘간 비거리 248m…압도적 장타
170cm를 훌쩍 넘는 큰 키로 260m를 넘나드는 장타를 구사하는 김서아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답지 않은 플레이를 펼치며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4월 국내개막전 더 시에나 오픈에서 공동 4위를 기록했고,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14세 3개월 23일의 나이로 투어 사상 최연소 홀인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한골프협회(KGA) 추천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파란을 예고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킨 그는 3라운드에서 두계단 내려왔다. 최종라운드에서도 아마추어답지 않게 단단한 경기력으로 톱3를 기록해 한일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서아의 압도적인 장타는 빛을 발했다. 4일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48.2m(271.5야드)로 출전선수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비거리 2위 카와기시 후미카(일본·239.7m)를 약 9m 차로 앞선 기록이다.
김서아는 나흘 내내 자신의 특기인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4개의 파5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이번 대회 나흘 간 파5 홀에서 잡은 버디만 9개에 달할 정도다.
아마추어답지 않게 단단한 멘탈도 빛났다. 생애 첫 일본 프로무대에 도전해 우승 경쟁까지 나섰지만 김서아는 긴장감에 눌리는 대신 자신의 경기력을 마음껏 펼쳤다.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한 그는 3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4, 5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스코어를 회복했고, 7번홀(파4) 보기 이후에도 다음홀 버디에 성공했다.
다만 경험 부족 탓에 코스 공략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나흘간 두차례 그린 주변 벙커에 빠졌는데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 언론 "한국 소녀 '닥공'" 관심
2012년생 소녀의 폭발적인 장타에 일본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우승자 구와키가 "김서아는 정말 엄청나게 멀리 친다. 일부러 그의 샷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고 평가했다며 "김서아는 단순히 장타 뿐 아니라 공격적이고 돌진하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 골프팬들이 사용하는 '닥공'(무조건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는 플레이를 뜻하는 말)을 소개하며 김서아의 플레이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2위까지 다음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여자오픈 출전권을 준다. 김서아는 아쉽게 3위로 마쳐 메이저 출전권을 따지 못했지만 첫 해외 프로 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