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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시대, 채용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윤영돈 칼럼]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한때 많은 대기업은 경쟁적으로 AI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섰다. 그러나 근래 흐름은 조금 달라졌다. 단순히 AI 조직을 키우거나 도입 사례를 늘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 효율화와 생산성 개선, 투자 대비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AI를 도입했는가”가 아니라 “AI로 무엇을 바꾸었는가”이다.
AI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조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다. 여러 연구와 현장 사례를 보면 AI 프로젝트가 기대한 만큼의 비즈니스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 성능의 한계만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AI가 학습하고 활용해야 할 데이터가 조직의 실제 맥락을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거나, 의미가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조직 운영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AI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필자는 최근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마이다스그룹 주최 ‘AX DAY – 채용, 에이전트로 완성하다’ 행사에 연사로 참석했다. 행사장 입구에 걸린 “채용, 에이전트로 완성하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AI가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채용 전 과정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였다.
이날 필자는 'AX 시대, 달라진 채용의 룰'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현재의 채용시장을 단순한 채용 한파나 회복 국면으로 볼 게 아니라, 채용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채용 지각변동기’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가 업무 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새로운 경영 과제도 등장하고 있다. 바로 ‘AI 토큰경제(Token Economics)’다. 토큰은 AI가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다. AI를 많이 활용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동시에 비용도 증가한다. 기업 입장에선 AI 사용량을 무조건 늘리는 것보다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쓰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많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AI를 적극 활용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AI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가 중요해졌다. 고성능 모델을 무조건 사용하는 대신 업무 난이도에 따라 적절한 모델을 선택하고, 긴 문서를 그대로 입력하기보다 필요한 정보만 추출해 활용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AI를 반복적으로 호출하기보다 템플릿과 자동화 체계를 만들어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시도도 늘고 있다.
기업들은 지원자의 AI 활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업무 습관과 사고방식에 주목한다. 어떤 지원자는 보고서 하나를 작성하기 위해 AI에게 수십 번 질문을 반복한다. 반면 어떤 지원자는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훨씬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든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AI 활용 능력은 단순한 도구 사용 능력이 아니다. 문제 정의 능력, 판단력, 업무 설계 능력과 연결된다.
강연에서는 앞으로 기업 채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스킬 기반 채용, 팀핏, AI 리터러시, 인재 밀도, 데이터 기반 채용을 제시했다. 기업은 이제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보다 AI와 협업하며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이력서에 적힌 자격이나 경력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냈는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는가”, “그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했는가”이다.
채용 담당자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지원하게 될 것이다. 채용공고 작성, 지원자 데이터 정리, 일정 조율, 기본 질의응답, 일부 평가 보조 업무는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대신 사람은 최종 판단, 관계 형성, 조직 적합성 평가, 팀 내 협업 가능성 판단과 같은 인간 고유의 영역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이제 채용 담당자는 단순한 운영자가 아니라 ‘AX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데이터를 연결하며, 어느 지점에서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지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채용의 미래는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AI와 사람이 역할을 나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채용의 방식은 바뀌고 있지만 채용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이다.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이 더 좋은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연결자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더 정확하고 공정하며 의미 있는 만남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AX 시대의 채용은 단순히 빠른 채용이 아니다. 더 깊이 보고, 더 정확하게 판단하며, 더 좋은 팀을 만드는 과정이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좋은 사람을 뽑는 능력만이 아니라, AI와 함께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에서 갈릴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윤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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