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포토존·프로필 카드 배포 장소 앞에 팬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이날 1시간 30분 이상 줄을 서야 입장 가능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포토존·프로필 카드 배포 장소 앞에 팬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이날 1시간 30분 이상 줄을 서야 입장 가능했다. /사진=박수빈 기자
이용자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모바일 게임 '피크민 블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료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에 비해 이용자 수가 급감했지만, 지난 23·24일 주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는 게임 캐릭터 색상에 맞춰 옷을 입은 이용자들, 이른바 '인간 피크민'으로 가득 찼다. 2년 넘게 게임을 즐겨온 장기 이용자는 물론 일본에서 직접 행사장을 찾은 팬들도 있었다. 대중적 열기는 다소 잦아들었지만 국내에서는 충성도 높은 팬덤이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MAU 100만명→38만명 '급감'에도…이틀간 '1억5000만보' 집계

피크민 게임을 즐기는 뉴진스 멤버 혜인. 머리에 꽃이 자라난 듯한 '피크민샷'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진스 라이브 방송 갈무리
피크민 게임을 즐기는 뉴진스 멤버 혜인. 머리에 꽃이 자라난 듯한 '피크민샷'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진스 라이브 방송 갈무리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피크민 블룸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지난해 4월 100만869명을 찍었다. 피크민이 MZ세대 사이에서 '도파민 디톡스' 게임으로 입소문을 타고, 걸그룹 뉴진스가 즐겨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용자 수가 1년 사이 7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많이 늘어났다. 지식재산권(IP) 협업 상품도 인기였다. 스파오가 출시한 협업 상품은 이른 시간부터 홍대 AK플라자에 '오픈런'을 만들기도 했다.
피크민 협업 제품을 파는 스파오 홍대AK점에선 구매자들이 몰려 웨이팅 현상이 일었다. /사진=이랜드월드
피크민 협업 제품을 파는 스파오 홍대AK점에선 구매자들이 몰려 웨이팅 현상이 일었다. /사진=이랜드월드
하지만 올해 4월 피크민 블룸의 MAU는 38만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이용자 감소 속에서도 유료 오프라인 행사에는 장기 이용자들이 대거 몰렸다. 양일간 참가자들이 여의도 일대에서 걸은 걸음 수는 총 1억5000만보에 달했다. 행사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은 여의도 일대 7㎞ 산책 코스를 돌며 게임 아이템과 실물 굿즈를 받을 수 있는 행사다.

"무해해서 2년째 하고 있어요"…일본에서 온 이용자도 참여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행사에 왼쪽부터 송사랑 씨(35), 길영은 씨(34), 이은지 씨(32), 진주희 씨(36)가 피크민 캐릭터 색깔과 옷을 맞춰 입고 참여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행사에 왼쪽부터 송사랑 씨(35), 길영은 씨(34), 이은지 씨(32), 진주희 씨(36)가 피크민 캐릭터 색깔과 옷을 맞춰 입고 참여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실제로 이날 여의도 일대는 피크민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 썬캡을 쓴 팬들이 여럿 보였다. 보라색, 하늘색, 노란색 등 캐릭터 색깔을 드레스코드로 맞추고 온 이용자들도 있었다. 하늘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온 길영은 씨(34)도 그중 한명이었다. 길씨는 "재작년 11월부터 2년 이상 피크민을 쭉 해왔다. 일본 여행 가서 굿즈도 10~20만원 살 정도"라며 "사실 피크민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팬들이 많이 올까 했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한강 공원에 위치한 포토존, 프로필 카드 배포 장소 등은 1시간 30분 이상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었다. 대기줄은 피크민 종이 썬캡을 쓴 팬들로 빼곡했다. 팬들은 피크민의 매력을 '무해함'이라고 짚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행사장을 찾은 서비슬 씨(34)는 "경쟁 요소도 없고, 소소하게 즐길 수 있어서 하다 보니 2년이 지났다"며 "굿즈도 10개 넘게 갖고 있다. 일본 여행 갈 때마다 굿즈를 산다"고 말했다. 이날 서씨의 가방에는 피크민 캐릭터 키링 4개가 달려 있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행사에 팬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ifc몰에 몰려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행사에 팬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ifc몰에 몰려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무해함 덕분에 온 가족이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김포에서 올라온 이재준 군(10)은 이날 부모님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어머니인 A씨는 "아들이 먼저 게임을 하면서 저희도 같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제가 더 적극적"이라며 "아들이랑 남편이랑 같이 산책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특히 만족스럽다. 사찰 등 해외 한정 피크민 캐릭터를 수집하는 데도 관심 있어 일본 여행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행사 참여를 위해 일본에서 온 일본인 이용자도 있었다. 아야카 씨(43)와 시노 씨(36)는 토요일부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금요일 한국에 왔다. 시노씨는 "행사만을 위해 왔다. 피크민 때문에 해외여행 온 건 처음"이라며 "덕분에 한강도 돌아다니고, 익사이팅하다"고 했다.

떠난 이용자 돌아올까…"팬덤 중심 의도 있던 건 아냐"

글로벌 게임사 나이언틱의 '피크민 블룸' 개발·운영진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패스트파이브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인터뷰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제희 매니저, 야마자키 토모 나이언틱 재팬 대표 겸 '피크민 블룸' 총괄 매니저, 스다 히유키 게임 디자이너./사진=박수빈 기자
글로벌 게임사 나이언틱의 '피크민 블룸' 개발·운영진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패스트파이브에서 열린 '피크민 블룸 저니 서울 2026' 인터뷰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제희 매니저, 야마자키 토모 나이언틱 재팬 대표 겸 '피크민 블룸' 총괄 매니저, 스다 히유키 게임 디자이너./사진=박수빈 기자
다만 피크민 블룸 측은 국내 사업 전략을 대중 이용자 확대보다 코어 팬층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야마자키 토모 '피크민 블룸' 총괄 매니저·나이언틱 대표는 올해 최초로 한국에서 유료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한 것에 대해 "팬 중심으로 가겠다는 강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지난해 무료 행사 당시 참여가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아 올해 유료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마자키 대표는 '포켓몬 GO'를 개발한 글로벌 게임사 나이언틱의 일본지사 대표를 맡고 있다. 피크민 블룸은 나이언틱이 개발하고 닌텐도가 퍼블리싱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모바일 게임이다.

이어 야마자키 대표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잠깐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은 하지 않게 된 이용자들이 다시 돌아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실제로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도 함께 즐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