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사태 후폭풍이 거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대국민사과를 하겠다고 예고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 주도 불매 운동을 놓고 정치권은 양극단으로 쪼개졌고, 주주의 권리와 역할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 소비자는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선불금) 환불까지 요구하고 나서 사회 전반으로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스타벅스 사태를 둘러싼 다섯 가지 논란을 정리했다.
커지는 스타벅스 후폭풍…정용진 회장 사과로 진정될까

(1) 의도와 해석

정 회장이 26일 대국민사과에서 스타벅스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가라앉힐지는 미지수다. 사태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매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25일 기준 스타벅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실시간 순위에서 꾸준히 지킨 1위 자리를 배달의민족 상품권에 내줬다. 한때 실시간 순위가 10위까지 밀려났다.

신세계 내부 조사 결과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기획했다는 증거는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업의 의도보다 소비자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깐 화제가 되더라도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신뢰를 잃는다면 브랜드 평판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타벅스는 2024년 세월호 참사일인 4월 16일 ‘사이렌 머그컵’을 출시한 것도 ‘일반적인 상시 마케팅’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소비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패가 아니라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반응할지까지 읽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2) 정치 쟁점화

스타벅스 사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논쟁거리로도 떠오르고 있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번 금요일 사전투표부터 스타벅스를 손에 들고 투표장에 가자”고 제안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국가 차원의 기업 불매 운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X(옛 트위터)에 사이렌 머그컵 출시 이벤트를 거론하며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 같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스타벅스 이용 자제령’을 내렸다. 정부 부처도 스타벅스와의 공동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온라인에선 스타벅스 이용 여부를 두고 정치·이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3) 대주주의 권리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연금공단이 수탁자 책임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연금은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 SCK컴퍼니의 최대주주인 이마트 지분을 8.94% 보유한 2대주주다. 마케팅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 10만원을 웃돌던 이마트 주가는 1주일 새 12% 가까이 급락해 9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에서 “국민연금이 스타벅스의 5·18 민주화운동 모욕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과 내부 통제 시스템 실패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마트는 21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인식과 브랜드 평판, 영업 실적 등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4) 선불금 환불

스타벅스코리아 선불금 환불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를 허용해야 하느냐도 논란거리다. 일각에서는 미사용 선불금을 조건 없이 돌려달라며 법원에 지급명령 신청까지 제기했다. 스타벅스 카드 약관은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만원 이하 상품권은 80% 이상 써야 환불이 가능하다.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타벅스 선불금은 4275억6000만원에 달한다.

(5) 직원과 협력사 피해

사회적으로 더욱 중요한 문제는 스타벅스 현장 직원과 협력사의 피해다. 스타벅스는 판매 타격이 예상되자 각 지점의 연장 근무 인력부터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스타벅스 직원은 “회사는 가장 먼저 인건비부터 줄이려고 한다”며 “직원 상당수가 연장, 야간 근로 등을 통해 받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없게 돼 생계에 악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장 직원의 피로도 극에 달했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향한 비난과 항의가 이어지자 직장인 익명 사이트 ‘블라인드’에는 피로를 호소하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스타벅스 사업 구조상 건물주와 협업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자칫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