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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10.31/뉴스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10.31/뉴스1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매, 전세, 월세가 동시에 치솟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삼중고)'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거비 전반이 동시에 밀려 올라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동반 상승은 단순한 심리적 과열이 아니라, 강력한 대출·세제 규제와 누적된 공급 부족이 맞물려 발생한 구조적 왜곡의 결과입니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갭 투자 차단 정책(실거주 의무 강화)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형태의 전세 공급 통로가 사실상 막혔습니다. 여기에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 연장 불허 등의 조치가 겹치며 기존 임대인이 전세 물량을 거둬들이거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품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입주 물량 부족에 따른 신규 전세매물 부족 현상은 이미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임차인의 생존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작년과는 다르게 전세매물이 줄어드는 지역의 매매가격이 오르는 '강제매수'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립·다세대 입주 물량 부족은 아파트와 비교해도 더욱 심각합니다. 비아파트 전세 수요마저 아파트로 몰리면서 전세시장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소유자들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월세 형태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보증금 조달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월세가격 지수 역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보유세 전가와 전세의 월세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월세화가 이제는 '뉴노멀'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담대 원리금을 갚느라 소비가 줄었는데 이제는 월세를 내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이전에 일시적으로 급매물이 늘며 아파트 매매가격이 조정받는 듯했으나, 급매물 소진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친 듯이 오르는 전·월세 비용에 지친 무주택 실수요자가 '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산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로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서며 매매가까지 동반 상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 경제 여건에 따라 국지적 양극화 또한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 이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매물 잠김’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아울러 수년 전부터 위축된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부진 여파로 아파트 선호 현상이 쏠리면서 전·월세 중심의 상승 랠리는 쉽게 꺾이기 힘든 구조입니다.

만약 내수 부진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 기조로 돌아서면 매수 자금 여력이 뒷받침돼 매매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추가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 카드가 나올 경우 매매 심리는 다소 위축되겠지만, 이는 도리어 전·월세 시장을 더 자극하는 풍선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더라도 시장 영향은 과거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공급 부족과 규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요 억제'를 넘어 민간 임대 공급을 촉진하고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검토 및 확대해야 하는 주요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임대차 시장 불안의 핵심은 '다주택자의 임대 공급 차단'에 있습니다. 이를 풀기 위해 일시적 갭투자 허용 범위 확대나 실거주 의무 규제의 추가 완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만기 연장 불허 조치를 일부 유예하거나 완화해 임대인들이 전세 매물을 시장에 유지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줘야 합니다.

지방과 달리 서울은 빈 땅이 없어 재건축·재개발을 통해서만 신규 아파트가 공급됩니다. 최근 서울시가 도시정비형 재개발 용적률을 최대 1.2배까지 완화하기로 한 조치처럼, 민간 정비사업의 걸림돌을 적극적으로 제거해 향후 2~3년 뒤 공급 확충에 대한 신호를 시장에 확실히 줘야 합니다. 아파트 입주까지 걸리는 시차를 메우기 위해 수도권 내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신축 매입 임대주택을 가속화해 전세 수요를 분산시켜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청년 및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월세 지원 프로그램’을 연장·확대하여 급격한 주거비 상승 타격을 직접적으로 완화해 주는 복지적 접근도 병행돼야 합니다.

서울 주택시장이 마주한 삼중고는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왜곡이 극에 달했다는 위험 신호입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전·월세 지수와 ‘강제 매수’로 내몰리는 무주택자들의 포모 심리는 주거 사다리가 완전히 부서졌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질병을 고치려면 증상이 아닌 원인을 치료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유예와 세제 완화를 통해 시장에 전세 매물이 흘러나오도록 숨통을 틔우고, 장기적으로는 용적률 완화와 정비사업 활성화로 확실한 공급 시그널을 줘야 합니다. 규제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상생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결단만이, 동반 상승이라는 거대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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