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작가 양솽쯔, 인터내셔널 부커상…중국어권 첫 수상
19일(현지시간) 양솽쯔와 영어 번역가 린킹(金翎)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공동 수상자로 호명됐다. 상금 5만파운드(약 1억원)는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눠 받는다.
이 소설은 대만이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던 1938년을 배경으로 한다. 젊은 일본인 여성 소설가가 대만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섬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대만인 여성 통역사와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식민 지배국과 피지배국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갈등을 겪는다.
소설은 독특한 형식으로도 주목받았다. 실제 번역가와 가상 인물들이 쓴 후기와 수많은 각주가 본문 곳곳에 삽입돼 있어, 문학계에서는 "번역을 향한 일종의 러브레터"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나타샤 브라운 심사위원장은 이 소설이 "로맨스인 동시에 날카로운 탈식민주의 소설이라는 놀라운 이중의 성취를 이뤄냈다"며 "완전히 몰입감 있고 맛깔스러운 사랑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소설가이자 만화·비디오 게임 스크립트 작가이기도 한 양솽쯔는 집필 동기에 대해 "한국과 대만은 모두 일제의 식민지였지만, 한국인들이 그 역사에 일관되게 분노하는 것과 달리 대만인들은 혐오와 향수가 뒤섞인 훨씬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만의 시선으로 과거 대만인들이 처했던 복잡한 상황을 풀어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소설의 핵심 테마인 여행과 음식을 연구하느라 "통장 잔고는 줄고 몸무게는 늘었다"는 유쾌한 뒷이야기도 전했다.
양솽쯔는 "문학은 결코 단 한 번도 영토를 양보하거나 사람 사이의 대화를 포기한 적이 없다"며 "대만 문학이 걸어온 지난 100년의 탐구는, 사실 대만인들이 자유와 평등을 추구해 온 100년의 여정 그 자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올해 최종 후보에는 다니엘 켈만의 <The Director>, 마리 은디아이의 <The Witch>, 아나 파울라 마이아의 <On Earth As It Is Beneath>, 시다 바지아의 <The Nights Are Quiet in Tehran>, 레네 카라바시의 <She Who Remains> 등 총 6편이 경합을 벌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