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위원장 "DX 솔직히 못 해먹겠다"…불붙은 노노 갈등
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조정 시작
DS부문·사업부 성과급 배분 '이견'
초기업노조 내 '노조 분리' 목소리도
중노위 조정안 제시 여부가 '관건'
DS부문·사업부 성과급 배분 '이견'
초기업노조 내 '노조 분리' 목소리도
중노위 조정안 제시 여부가 '관건'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시작했다. 전날 시작된 조정은 이날 오후 7시 종료될 예정이지만 논의가 길어질 경우 총파업 전날인 20일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이날 회의실로 이동하던 중 조정안 제시 여부를 묻는 말에 "최종적으로 양 당사자가 타결될 수 있는지를 보고, 안 되면 조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타결 가능성이 있으니 그걸 보고 하겠다"고 했다.
이견 조율 상황에 관해선 "일부 좁혀지고 있다"며 "오전에 전날 이견이 있던 부분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직 조정안 초안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사 양측은 회의 시작 전 일찌감치 중노위에 도착했다. 사측 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피플팀장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측 교섭위원인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오전 8시51분께 회의장으로 향하면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번 조정의 핵심은 중노위가 공식 조정안을 낼 수 있을지 여부다. 중노위 조정안을 노사가 모두 받아들이고 서명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이 생긴다. 반대로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할 경우 사후조정은 결렬된다. 협상 결렬 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12일 1차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자정을 넘긴 13일 새벽까지 이어진 논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2차 사후조정에선 중노위가 성과급 재원 기준과 상한 설정 문제를 두고 여러 대안을 제시하면서 양측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다른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사후조정 전 미팅에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길 경우 기존 성과급 외에 영업이익 중 9~10%를 추가 지급하고 이를 부문 전체 60%, 사업부별 40% 비율로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것.
사측은 전체 성과급 중 70%를 공통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성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실적이 좋은 사업부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DS부문은 올 1분기에만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사업부별로 엇갈린다.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만 54조원에 달하고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메모리 사업부가 올해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공통 재원 비중이 커지면 메모리사업부와 적자 사업부 간 성과급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초기업노조가 DS부문 내 적자 사업부 조합원들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관측도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기준 조합원이 7만6000명을 넘어서면서 창사 이래 첫 법적 과반 노조 지위를 얻었지만 최근 디바이스경험(DX)부문 조합원 이탈로 조합원 수가 이날 기준 7만1250명으로 줄어들었다. 과반 노조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만큼 비메모리 조합원들 지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이 보인다. 노동계 등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전날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 DX 솔직히 못 해먹겠네요"라고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집행부에 하소연 글 잘못 올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DS부문 안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티에는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과 부문 전체 40%, 사업부 60% 수준이라도 타결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반응이 이어졌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변수 중 하나다. 정부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