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결혼 예물이었는데"…다이아 시장 '발칵' 뒤집힌 이유
'랩 다이아' 빛보자…빛바랜 천연 다이아
저렴한 가격에 시장 빠르게 잠식
韓다이아값지수, 6개월새 16% ↓
저렴한 가격에 시장 빠르게 잠식
韓다이아값지수, 6개월새 16% ↓
15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전날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85.2로 사상 최고치였던 2022년 3월(158.4)과 비교해 46.2% 급락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공급업체인 영국 드비어스는 지난 1월 올해 첫 공식 거래처(사이트홀더) 회의에서 0.75캐럿 이상 중대형 원석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렸다. 2024년 1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그동안 시세보다 25%가량 높은 가격을 유지해온 드비어스가 고가 정책을 사실상 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 조성·결정 구조가 같으면서 가격은 싼 ‘랩그로운(Lab-Grown) 다이아’가 빠르게 확산한 영향이 컸다. 랩다이아는 천연 원석과 성분이 같지만 실험실에서 단기간에 제조할 수 있어 가격이 천연 다이아몬드의 최대 20% 수준으로 저렴하다. 미국·유럽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다이아몬드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 주도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이아몬드 수요를 줄이는 악재도 연이어 나왔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가공 거점인 인도의 연마 다이아몬드에 50% 관세를 매기면서 인도 가공업체의 다이아몬드 매수 여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한다. 관세는 올 2월 18%로 낮아졌지만 그 사이 인도 가공 산업이 입은 충격은 컸다. 부동산 침체로 지갑을 닫은 중국 큰손들도 다이아몬드 대신 환금성이 좋은 금으로 갈아탄 것도 다이아몬드 수요 감소 요인이 됐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주얼리 연구기관인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가 집계하는 한국 다이아몬드 가격지수(KDPI)는 지난해 10월 59.6에서 올 4월 49.9로 6개월 만에 16.3%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제 지수(60.9→52.8)보다 하락 폭이 더 크다.
윤성원 한양대 보석학과 겸임교수는 “랩다이아가 패션 주얼리 시장을 주도하고 천연 다이아몬드는 예물과 자산가 투자 수요 중심으로 거래되는 K자형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