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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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지만 소비자 판매 가격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속 소비자 부담이 커지자 유통업계는 개당 100원 수준 초저가 생리대를 잇달아 내놓으며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원료값은 떨어졌지만 생리대 값은 올라

1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생리대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가격은 2022년 kg당 1038원에서 2023년 933원, 2024년 929원, 지난해 3분기 824원까지 떨어졌다. 생리대 표지와 방수층 등에 쓰이는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요 브랜드 생리대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유한킴벌리의 ‘화이트 시크릿홀 울트라 슬림 날개 중형(18개입)’ 평균 가격은 2022년 5959원에서 지난해 7036원으로 18.1% 올랐다. 앞서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은 원재료 가격 급등 시기였던 2022~2023년 생리대 가격을 최대 두 자릿수 인상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 생리대가 진열돼 있다. 다이소는 이르면 이달 중 깨끗한나라와 '10매 1천원' 생리대를 선보인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 생리대가 진열돼 있다. 다이소는 이르면 이달 중 깨끗한나라와 '10매 1천원' 생리대를 선보인다. 연합뉴스
실제 생리대 물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0.49에서 올해 119.31까지 올랐다. 5년 새 약 19% 상승한 셈이다. 다만 제조업체들은 원재료 가격만으로 제품 가격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펄프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은 하락했지만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포장재 가격, 유통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초저가 PB 경쟁 확산


고물가 장기화 속에 유통업계는 ‘100원 생리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생활필수품 가운데 체감 가격 부담이 큰 품목인 만큼 초저가 전략으로 고객 유입 효과까지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2월 출시한 ‘샐리의법칙 니즈원 생리대’와 ‘잇츠미 퓨어 생리대’ 등 초저가 제품 8종은 출시 두 달 만에 15만팩 이상 판매됐다. 중형 기준 개당 가격은 98원 수준이다. 온라인몰 평점도 4.7점 이상을 기록했다. 쿠팡은 PB 생리대 ‘루나미’ 가격을 최대 29% 인하했고 이마트는 5000원 균일가 행사를 진행하며 판매량 확대에 나섰다. 행사 기간 생리대 매출은 전년 대비 136.6% 증가했다.

아성다이소도 이르면 이달 중 깨끗한나라와 협업한 ‘10매 1000원’ 생리대를 출시한다. 기존 판매 제품 대비 가격을 최대 60% 낮춘 수준이다.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도 저가형 생리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을 단순 할인 경쟁이 아닌 ‘초저가 PB 전쟁’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5K프라이스’, 롯데마트 ‘오늘좋은’처럼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PB)를 앞세워 체감 물가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초 국무회의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 부담 문제를 언급하며 저가 생리대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리대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대표 생활필수품”이라며 “초저가 상품은 단순 판매보다 고객 방문 빈도를 높이는 미끼상품 성격도 강하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