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 위해 개헌안을 8일 본회의에 다시 올리려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 상정 자체를 하지 않았다. 개헌 논의는 22대 국회 후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의장은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오는 6월 3일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10일까지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우 의장이 안건 상정을 포기하면서 물 건너갔다. 대통령실은 강유정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국민들은 국가의 안위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개헌마저 반대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민주당 등 여야 6당이 발의한 개헌안에는 부마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 의장 17분간 연단에 서서 국민의힘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우 의장은 “들어와서 표결해 부를 던지든지 가를 던지든지 의사결정을 다 할 수 있는데 무슨 무제한 토론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국회 운영에 어깃장을 놓는 이 상황이 분통 터진다”고 한 대목에선 울먹거렸다. 산회를 선포하면서 의사봉을 거세게 내려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우 의장이 6일 동안 해외 출장을 떠나기 때문에 장기 필리버스터 정국을 막으려 안건 상정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우 의장이 10일부터 네덜란드로 출장을 간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개헌 추진을 위해선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발췌 개헌, 사사오입 개헌, 3선 개헌, 유신헌법까지 야당 반대를 묵살하고 강행한 개헌의 결말 모두 독재로 점철됐다”며 “역사는 독재하고자 하는 일방적 개헌 추진을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최해련/한재영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