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두드러지는 변화 중 하나는 기업의 형사 리스크가 다원화된다는 점이다. 오는 10월에 설치되는 중수청이 수사 우선권을 무기로 사기, 횡령, 배임 등 규모 있는 경제범죄 수사를 주도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중대재해, 금융, 관세, 지식재산, 환경 등 특정 분야에서 수사권을 보유한 특별사법경찰도 종전 검사의 지휘에서 벗어나 영역을 넓히려 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수사기관과 비교해 수사 범위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경찰 역시 저변을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해 내란 수사를 놓고 검찰 특별수사본부,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이에 관할 경쟁이 벌어졌듯이 앞으로 ‘관심 사건’에 대해서는 비슷한 수사기관 간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반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사건은 여러 수사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차일피일 지연될 공산이 크다. 기업으로서는 관련 수사에 적극적인 여러 수사기관으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와 압수수색, 소환조사 등을 중첩적으로 받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이제 준법경영(컴플라이언스)과 같은 사전 예방적 조치와 함께 수사 단계 및 기관별로 정교하고 유기적인 사후 대응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미 기업 컴플라이언스는 날로 강화되는 추세로, 준법감시(지원) 업무 자체를 법무에서 분리해 독립적인 조직 보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 배임죄에서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을 적용받기 위해선 소정의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관련 자료를 축적해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을 소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ACP를 통해 변호인과의 의사소통이 폭넓게 보호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선제적 방어체계 수립을 고려해볼 만하다.
만약 수사가 진행되면 단계 및 기관별로 종합적인 대응 역량을 갖춘 외부 로펌을 선임해 즉각 초기 대응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수사기관에서 분리된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특사경, 경찰 등 여러 수사기관에서 신청한 영장을 심사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 종전의 검찰청 검사보다 더욱 중립적인 시각에서 판단을 내릴 것이란 의견도 있다.
수사기관의 다변화로 수사 총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 활동 전반에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 전략적 응전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변화하는 형사절차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