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아트시티를 만든 걸작, 기업가 안목에서 시작됐다
Cover Story
'쇠락한 도시' 디트로이트의 위대한 유산이 된 미술관
미국 최초의 고흐를 사들인 미술관장의 선구안
자산가였던 태너힐이 기증한 1000여점 컬렉션
시대를 앞서간 심미안으로 '명작의 가치' 완성
'쇠락한 도시' 디트로이트의 위대한 유산이 된 미술관
미국 최초의 고흐를 사들인 미술관장의 선구안
자산가였던 태너힐이 기증한 1000여점 컬렉션
시대를 앞서간 심미안으로 '명작의 가치' 완성
디트로이트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동차, 쇠락 그리고 파산이다. 2013년 미국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파산을 겪은 기억이 워낙 강렬해서다. 하지만 이 도시에 있는 디트로이트 미술관(DIA)은 그 이미지와 정반대다. 1885년 설립돼 소장품 6만5000점을 갖춘 이 미술관은 ‘미국 6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쇠락한 산업 도시에 이런 탁월한 미술관이 존재하는 건, 디트로이트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수도로 전성기를 보내던 시절에 탁월한 안목을 가진 관장과 기증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DIA의 컬렉션을 결정적으로 바꾼 사람은 로버트 허드슨 태너힐(1893~1969)이다. 디트로이트 최대 백화점 J.L.허드슨의 창립자 집안 출신인 그는 막대한 가문의 재산을 물려받아 미술 수집에 평생을 바쳤다. 그는 매년 유럽의 미술 중심지를 돌며 작품을 사들였다.
1969년 세상을 떠나며 태너힐은 556점의 작품과 55만달러를 DIA에 기증했다. 생전에 기증한 475점을 합치면 총 1000점이 넘는 컬렉션이다. 이번 서울 전시의 핵심작 상당수가 여기서 왔다. 고흐의 ‘오베르의 우아즈 강가’, 마티스의 ‘양귀비’, 피카소의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과 ‘광대의 얼굴’, 르누아르의 ‘앉아 있는 목욕하는 여인’과 ‘흰 피에로’, 모딜리아니의 ‘남자’와 ‘모자를 쓴 청년’, 세잔의 ‘목욕하는 다섯 사람들’과 ‘생트빅투아르산’ 등이다. 전시장에 적힌 작품 설명에서 ‘로버트 H 태너힐 유증’이라는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자. 예술을 사랑한 수집가, 태너힐의 탁월한 안목이 이 전시의 뼈대를 구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잘나가던 시절의 디트로이트시가 시 예산으로 직접 사들인 작품도 상당수다. 마티스의 ‘창문’(1922년 구입), 드가의 ‘녹색 방의 무용수’, 헤켈의 ‘여인’, 페히슈타인의 ‘나무 아래에서’ 등이 대표적이다.
디트로이트 미술관 걸작전은 지난 27년간 총 34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국제 전시 기획사 몬도모스트레가 한국경제신문과 협력했다. 5월 28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현재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 중이다. 성인 정가(2만3000원) 대비 약 35% 할인된 1만5000원으로 7월 22일까지 입장할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