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프2' 메릴 스트립과 해서웨이…"재회까지 20년 필요했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내한 간담회
메릴 스트립·앤 해서웨이 20년 만에 재결합
달라진 패션·미디어 환경 속 고군분투 그려
스트립 "더 이른 속편? 지금 나와야만 했다"
메릴 스트립·앤 해서웨이 20년 만에 재결합
달라진 패션·미디어 환경 속 고군분투 그려
스트립 "더 이른 속편? 지금 나와야만 했다"
할리우드에서 메가 히트작의 속편 제작은 대개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다. 숱한 화제작이 속편 기획 단계에서 어그러지기 일쑤다. 그렇게 몇 해쯤 시간이 지나면 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든다. 주연 배우가 나이 들어 본래 캐릭터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그새 변해버린 시대상을 시나리오가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20년의 세월을 뚫고 돌아온다는 소식에 영화 애호가들이 화들짝 놀랐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독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과 미디어 산업을 다뤘던 작품인 만큼, 속편이 나올 시기는 지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하지만 8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이하 ‘악마는 2’) 내한 기자간담회에 나선 메릴 스트립은 이런 우려에 개의치 않는다는 듯 “2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긴 숙성의 시간이 급변한 현실에 걸맞은 서사로 작동했다는 뜻이다.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앤디(앤 해서웨이),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등 주연배우를 비롯해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등 원년 제작진이 총출동한 ‘악마는 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회사에 돌아온 앤디와 재회하며 겪는 내용을 그린다. 완전히 달라진 패션·미디어 환경 속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금까지 일군 커리어를 거는 이야기다.
핵심은 ‘달라진 패션·미디어 환경’이다. 전편이 개봉한 2006년은 패션계가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돌아갔고, 관련 미디어 역시 종이 잡지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트립은 이날 “1편은 아이폰도 출시되기 전에 만들어진 영화였고,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진 지금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미란다는 어떻게 하면 이 비즈니스를 수익성 있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종이 잡지의 전성기에 군림했던 미란다가 디지털 혁신 속 한 물 간 미디어가 처한 재정적 위기와 업계의 변화를 헤쳐나갈 지 고민하는 모습에서 현실감이 느껴진다는 뜻이다.
이날 스트립과 해서웨이는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하는 점에 기대를 나타냈다. 최근 K팝 등이 인기를 끌며 K컬처가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다. 해서웨이는 영화에서처럼 패션 에디터라면 한국의 어떤 점을 조명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음악, 패션, 스킨케어 등 한국이 젊은 세대 문화를 이끌고 있는 만큼, 이런 풍부한 콘텐츠를 기획했을 것”이라며 “특히 박찬욱, 봉준호 영화감독을 가장 먼저 인터뷰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두 배우는 주최측이 영화의 상직적 소품인 빨간 하이힐에 한국 전통 꽃신의 문양을 새긴 구두를 선물 받고 “보물을 받은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