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과장은 입사 10년차다. 경영관리팀에 입사해 인사 업무만 하고 있다. 처음에는 채용 위주의 업무를 했으나, 선배가 경영관리팀의 재무 업무로 직무를 변경하면서, 인사 전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인사 업무는 주로 채용, 평가, 보상, 승진, 이동, 육성, 퇴직이다. 대기업에서 하고 있는 인력 유형별 관리, 노사, 문화 등의 직무는 할 수가 없다. 그나마 조직 설계 및 개편, 팀장과 임원 인사는 경영관리팀장이 직접 수행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경영관리팀 내 총무 직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했다. 회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결원임에도 불구하고 충원을 하지 않아 A과장이 인사 업무 외에 총무 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다. 차량 유지, 소모품 및 비품 구매, 건물 유지보수 관련 소통 등 다양한 지원 업무를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총무 담당자가 퇴직한 후에, 팀장은 총무업무는 팀원이 다같이 한다고 했으나, A과장이 가장 많이 열심히 추진하면서 총무업무 관련된 지식과 경험, 무엇보다 전 직원이 '총무 업무는 A과장'으로 인식해 전부 처리하게 되었다. 총무 업무는 특성상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다. 현업에서는 급하다고 하고 간단한 지원이지만, 이런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본연의 업무인 인사 전략 및 기획 업무(평가 개선안, 노무 이슈 대응, 목표관리 기획 등)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 총무 관련 요청을 당장에 처리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불편을 겪고 힘들어 한다. 당장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기획 업무는 대부분 퇴근 임박하여 시작하니, 야근도 많이 하고, 때로는 기일이 촉박해 기획안의 완성도가 아쉬운 경우도 있다.
갈수록 야근에 대한 부담과 체력적인 한계를 느껴 인사와 총무 업무의 병행이 버겁기만 하다. 팀장에게 하소연을 해보지만, 매번 총무 업무는 비중도 높지 않고, 한 사람 몫이 되지 않기 때문에 팀에서 처리해야만 하는데, 막내가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영관리팀은 A과장이 막내다.
A과장 입장에서는 총무 업무가 어렵지는 않지만, 주 업무에 계속 영향을 주고, 평가를 위한 실적으로 작성하기에 가치가 낮은 일이다 보니 작성할 수도 없는 직무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과장으로 이런 사원이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진다. 할 수밖에 없다고 포기하고 지속할 것인가? 뭔가 방안을 찾아 개선해야 할 것인가?
저부가가치 업무는 없애거나 아웃소싱해야 한다.
회사는 친목단체가 아니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 회사가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엄청난 노력과 시간, 비용을 들여 낮은 수준의 성과를 창출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회사는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성과를 이끌어 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성과 창출을 위한 과정도 중요하지만, 성과 그 자체인 결과를 훨씬 높게 가져가는 회사가 지속 성장한다.
매일 열심히 바쁘게 일하고 야근을 하지만, 결과가 없거나 낮은 수준의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성과가 낮은 결과에 대해 질책하겠는가? 이 보다는 일에 대한 생각이나 일하는 방식을 전환하게 하여 높은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번 생각해 보자. 일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일과 회사가 원하는 일의 내용과 수준은 같은가?
사원 단계라면 주어진 일에 대해 물어가며 주어진 기일 내 잘 마무리하면 된다.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열정 등의 자세를 더 의미 있게 보며 판단한다. 일 잘하는 사람을 인정해 주는 것은 과장이 될 때까지 아닐까? 과장이 되면 주어진 담당 업무를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제를 만들고, 이를 전사 차원의 조직과 구성원과 함께 이끌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일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관계 관리가 보다 더 중요하게 된다.
혼자 하는 일보다는 함께 협업하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과장이 되어, 혼자 일하기를 선호하고, 저부가가치 업무에 매일 매달려 있다면 어떻게 평가 받겠는가? 팀장은 물론 타 팀에서 중요하고 난이도가 높은 긴급한 일을 요청하겠는가?
과장이라면 자신의 역할과 일의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과장이 사원 일을 하는 것은 팀장이 팀원 일 하는 것이고, 나아가 사장이 팀장일 하는 것과 같다. 중소기업은 임원도 실무를 한다고 하지만, 실무도 실무 나름이다.
과장이 자신이 사원이나 대리 때 했던 부가가치 낮은 업무를 처리하면 누구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한다. 한두번이 아니고 매번 지원을 받는 사원이나 대리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 일이 과장이 해야 할 일의 수준이며 내용인가?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직급이나 역할, 역량 등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고부가가치 일에 매진해야 한다. 회사의 지속 성장과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저부가가치 업무는 빨리 위임해야 한다. 할 사람이 없으면, 총무와 인사 단순 업무를 수행할 계약직 1명을 채용해 진행하는 것이 맞다. 길고 멀리 보며 자신의 경력 설계를 이끌 수준 높은 일에 도전하고 그를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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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